글 수 166
등록일

2015.11.14

pkblog_body_38.jpg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휴양 시설, 심지어 장기근속자 해외여행까지. 회사의 규모, 수익성, 기업문화, 산업의 특성 등에 따라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 혜택은 매우 다양하다.


그럼 구직 공고를 이렇게 올리면 참신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까? 언론은 4포 세대이니, 청년실업이니, 많은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의 산업현장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위에서 명시된 좋은 조건들이 모두 제공 가능하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으며,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조건만을 내세우다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우리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하고 있나' 의심이 드는 이력서를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구인 사이트보다 헤드헌터나 LinkedIn(링크드 인)과 같은 비즈니스 네트워킹 인맥 사이트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sr4grim1.jpg


채용만 잘하면 기업의 인력 문제가 해결될까? 채용은 또 다른 고민의 시작일 뿐이다. 회사의 CEO로서 여러 가지 역할이 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 인재의 영입과 육성, 그리고 유지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 중 유지가 가장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직원을 채용했고 또 떠나보냈다. 특히 아꼈던 직원이 사직원을 낼 때에는 마음이 무척이나 착잡해진다. 이들은 왜 회사를 떠났을까. 급여나 복리후생 때문일까. 물론 이런 부분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맞지만, 정작 뛰어난 인재는 이런 금전적인 요인만큼이나 '회사와 본인의 업무에 대한 비전'을 중요시 여긴다. 설문 조사 결과만 봐도 어렵잖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정작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기업을 떠나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른 회사에서 이만큼 더 준다는데 그걸 어떻게 맞춰?" 모임에 나가면 가끔씩 듣는 말이다. "우리 회사는 비전이 없어서 직원들이 떠나." 이렇게 말하는 CEO가 과연 있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이다.


이야기의 장소를 교회로 옮겨 보자. 성도들은 어떤 조건을 보고 교회를 선택할까? 사실 이건 부적절한 질문이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과 은혜로 죄 사함과 영원한 천국을 언약으로 받은 인간이 예수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김에 있어 무슨 조건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요즘의 세태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교회의 입지, 부대시설의 편의성, 자유로운 분위기, 성도 간 '네트워킹' 등등, 언젠가부터 많은 교회들이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들이다.


반면, 우리 평강제일교회는 이와 매우 상반된 길을 걸어왔다. 원로목사님 밑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은 성도들은 잘 알 것이다. 2부 예배 시작 전 모리아 성전 앞 화장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줄은 늘 길었고, 두 시간에 걸친 2부 예배가 끝난 후에도 숨돌릴 새 없이 예루살렘 성전에서는 성경공부가 이어졌다(점심 식사 인원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없지 않았다). 아침에 가족들과 교회 정문까지는 함께 들어왔을지언정 오후 예배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는 이산가족으로 지낼 만큼 우리의 주일 하루는 정신없이 바빴다. 예배, 성경공부, 구속사 사관학교, 식당 봉사, 성전 청소, ... 주일에 교회 가서 힐링하고 온다는 지인의 말에 나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이 나왔던, 지금은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기억이 있다.


이런 매우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평강의 성도들이 지금까지 이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큰 요인을 꼽자면 '구속사 말씀'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속사의 말씀은 모든 것을 초월하고, 모든 것을 덮고 채우며, 모든 것을 이기게 하신다. 진정한 인재가 조건이 아닌 비전을 따르듯, 어떠한 역경 가운데에서도 요동하지 않고 '구속사 말씀'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따르는 평강제일교회 성도 모두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간절히 찾으시는 인재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a5b0b67626c65a8be952c803237f17a4.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sort 조회 수
126

#132. 다음주에 또 보자 _ 이장식 file

어느덧 하늘은 높아지고 시원해진 가을바람이 분다. 그루터기 쉼터 앞 벤치에 앉아 문득 파란 가을 하늘을 보고 있자니 눈길을 끄는 감나무가 있었다. 감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올해도 꽃이 피더니 이렇게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구나. 그 과...

 
2017-10-10 544
125

# 131. 수영을 통해 깨달은 영혼의 숨쉬기 file

얼떨결에 등록하게 된 수영. 교역자에겐 사명이 생명인지라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겠는데 마땅한 게 없던 차에 누군가 수영을 권했다. 첫 시간부터 ‘와 이런 신세계가 있구나’ 감탄을 했다. 일단 뭔가 새로운...

 
2017-10-10 742
124

#130. 바라봄의 기쁨 _ 서재원 file

우리는 살아가면서 눈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화려함, 때로는 소박함, 그리고 보는 것으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눈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기관 중 하나 입니다. 하루라도 눈을 뜰 수 없다...

 
2017-10-10 377
123

#12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 _ 김영호 file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익숙한 향기를 맡았습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옛날 시골집의 향기였습니다. 초등학교 방학 때 할머니가 계신 시골에 내려가서 한 달 내내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빌라와 ...

 
2017-09-19 473
122

#128.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합니다 _ 홍명진 file

일본의 소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코끼리 공장의 해피앤드] 1995년판이 집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렇다 못해 아주 진한 갈색 페이지들과 광택은 이미 온데간데없는 탁한 표지였다. 책을 펼치면 딱 '오래된' 종...

 
2017-09-11 534
121

#127. 인생 2막을 시작하며 file

2017년, 어느덧 입추와 처서를 맞이하고 이제는 선선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다. 올 해 벌써 많은 일들을 겪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헉! 하고 놀랄만한 사건은 바로 곧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어린것...

 
2017-08-30 458
120

#126. 고등부 교사 총무를 마치며 file

지난 8월 13일에 고등부 교사 총회가 열렸다. 1년 임기의 새로운 교사 총무를 선출하였다. 고등부는 고3 이전에 학생 임원 활동을 마무리하고 수험생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교사 총무의 임기도 학생의 그것과 주기를 같이 한다. 임기를 마치면서 그 동...

 
2017-08-30 566
119

#125. 노래하는 말 _ 송인호 file

죄를 짓고 붙잡혀 왕이 내리는 처벌을 받을 운명에 처한 죄수가 있었습니다. 이 죄수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 1년 안에 왕이 아끼는 말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다는 약속으로 왕을 설득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

 
2017-08-16 477
118

#124.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_ 정유진 file

‘나비효과’라는 개념을 좋아한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나비효과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 적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사건은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무한대의 ...

 
2017-08-12 116362
117

#122. 학교에서 배운 한 가지 _ 하찬영 file

그랬던 것이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소위 말하는 미대 다닌 남자였다(이대 아니고 미대라고 그는 또 아재개그를 날렸다). 그는 그런 그의 타이틀이 나름 있어보인다며 은근히 만족해 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디자인 전공에 대해 웬만하면 말하지 않으...

 
2017-08-09 420
116

#121. 기대와 실행 _ 김진영 file

어느덧 2017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2017년도라는 축구 경기의 전반전은 끝나고, 하프 타임이라고 할 수 있는 183일째인 7월 2일도 지났으니, 이제는 후반전만 남은 것이다. 부모를 통해 평강제일교회에 다니게 되고...

 
2017-07-12 522
115

#120. 아직도 꿈이 뭐냐고 묻는 당신에게 _ 강명선 file

최근 들어 가장 당황했던 순간이었다. 남편이 나에게 너는 꿈이 뭐냐고 물었다. 20대 초반에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기간이 20년이 넘은 시점에 그런 질문을 하다니. 그는 내 꿈이 궁금해서 물어본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새로운 꿈을 자랑...

 
2017-07-05 545
114

#118. 이 시대의 주인공 _ 이장식 file

6월은 현충일과 6. 25 한국전쟁, 6. 29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달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된 호국보훈의 달이다. 고등부 한소리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

 
2017-07-05 477
113

#117. 다시 꺼내 든 근현대사 책 _ 정유진 file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정문에 걸린 플래카드였다. ‘6월 애국의 달’ 나는 나라사랑을 위해 무얼했던가! 한동안 시끄러운 나라일에 흥분하며 비판하다가, 요즘엔 아예 한발 물러서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한 상태다...

 
2017-06-12 1814
112

#116. 기회 _ 서재원 file

어느덧 우리는 2017년이라는 층의 중앙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우리가 2017년을 만났을 때 세웠던 계획들과 수많은 목표들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으신가요? 아직도 계획만, 혹은 포기한 것들이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수많은 계획...

 
2017-06-12 453
111

#115. 우리 인생엔 지름길이 없다 _ 김영호 file

2017년 전도 축제가 5월 14일과 21일 양일간에 진행되었습니다. 바둑에는 복기란 말이 있습니다. 복기는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

 
2017-05-29 407
110

#114. 홍명진 _ 도화지 file

세잔(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화가)은 정물에 관한 심오한 관찰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구, 원기둥, 원뿔로 이루어졌다고 말하여 후대의 많은 화가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칸딘스키(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화...

 
2017-05-29 569
109

#113. 할머니니? _ 박승현 file

“할머니니?”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아 중학생인 아들은 단기방학이었다. 방학은 그냥 놀도록 놔두어야 하는 것인데, 학교에서는 무슨 과제를 주는지(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노는 꼴을 못 보는 듯). 그리고 아직까지 일부 과제는 부모의 몫이다. ...

 
2017-05-29 430
108

#112. 내 인생의 사물 _ 김신웅 file

어느 포근한 토요일 점심 무렵, FM 라디오를 – 채널 주파수는 104.5MHz – 들으며 교회에 가던 중이었다.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진행하는 ‘사물의 재발견’이 흘러나왔다. 이 날 코너에서는 여러 청취...

 
2017-05-12 470
107

#111. 세 번째 덫 _ 송인호 file

영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케빈은 잘 나가는 변호사였습니다. 그의 유능함은 여제자를 성추행한 파렴치한 교사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방면토록 만드는 등, 소송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

 
2017-05-02 463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