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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어떤 열매를 맺었나

청년 목자(牧者)의 추수감사
이승환(청년 2부 그루터기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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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에서 목장을 하시는 부모님의 대를 이어 목장을 운영한지 2년이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저녁 착유(젖을 짜는 일)를 해서 우유 납품을 하고, 소의 출산과 송아지를 기르는 중노동을 하다 보면 365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바쁜 와중에도 주일 아침이면 저희 남매의 손을 붙잡고 2시간 거리의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가신 어머니의 신앙교육으로 저도 주일이면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 아침착유만 하고 서둘러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립니다.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가슴 졸이는 일이 많았어요. 그러나 구제역이 터졌을 때도 주일을 먼저 지키시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저 역시 모든 걱정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목장은 고센 땅처럼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목장 일을 하다 보면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의 일들이 많이 발생해요. 송아지를 낳다가 소의 자궁이 꼬여 어미와 새끼 모두 생명이 위태로웠던 적도 있었고, 우사가 무너지거나 소들에게 밟히는 일들도 허다해요. 올해는 유례없는 장마로 목장이 수장될 위기도 있었어요. 하천 바로 옆에 목장이 있는데 하필 서해안 만조 때 홍수가 터져서 주일 새벽에 비가 목장으로 바로 들이칠 정도로 거세게 내렸어요. 한숨도 못 자고 축사에 밀려드는 물을 퍼내는데 마음에 갈등이 오더라고요. 소들이 어찌 될지 모르니 축사를 지킬까 하다가 그래도 주일이니까 교회부터 가자고 결심했죠.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해놓고 “뜻대로 되겠지”하고 가족 모두 교회로 올라왔어요. 2부 예배를 드리고 서둘러 내려가는데 감사하게도 평택에는 비가 그쳤다는 소식이 들렸어요. 저희가 서울로 올라가면서 평택에 있던 비구름이 서울로 같이 따라 올라갔던 거예요.

초보 목자(牧者)니 뜻대로 안 되는 일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하지만 일이 터지는 순간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맡기는 습관을 만들면서 ‘아, 목장 일이 살아있는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는 삶의 현장이구나’를 깨달아요.

얼마 전 어머니가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셔서 제가 목장 일과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됐어요. 당분간은 교회 일을 하기 어렵겠다 생각하고, 임원 제의를 거절했지요. 그런데 코로나로 다들 힘든데도 저희 목장은 더 바쁘게 일할 수 있게 해 주셨는데 은혜를 배반하는 것 같아 마음을 고쳐먹고 직분을 맡았습니다. 부모님이 목장 일을 하시면서 힘들게 저에게 전수해 주신 신앙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멈출 수 없다는 마음이 가장 컸고요. 평생 삶을 통해 신앙의 본이 되어주신 부모님의 신앙의 열매이자, 더 나아가 하나님의 열매가 되기 위해 오늘도 저는 청년 목자이자 교회 일꾼의 자리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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