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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으로 이주한 야곱의 70가족

요셉이 17세에 형들에 의해 애굽으로 팔린 이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에 가나안과 애굽을 비롯한 주변 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유목민족이던 야곱의 가족은 가뭄이 한해 두해 계속되면서 기근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던 중 야곱은 애굽에는 식량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들들로 하여금 애굽에서 식량을 구해오게 하였다. 이 과정에서 죽었던 것으로 알았던 요셉이 애굽의 총리로 살아있음을 알게 되고 재회하게 된다. 야곱과 그의 가족들이 기근을 피해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이주하게 되는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창세기 말미를 장식하고 있다(창37-45장).

애굽에 이주한 야곱가족은 70 vs 75
이런 드라마 같은 이야기에서 생각지도 못한 의혹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창세기 46장, 출애굽기 1장, 신명기 10장에는 애굽으로 내려간 야곱의 가족은 모두 70명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사도행전 7장에서 스데반은 애굽에 이주한 야곱의 가족은 75명이라고 주장했다. 성경이 한 가지 사건을 놓고 두 가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오경(五經)을 기록한 모세와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의 주장 중 누가 더 정확할까?
우선 야곱의 가족에 대해 상세히 기록한 것은 모세로 창세기 46장에 애굽으로 이주한 야곱의 70명 가족의 명단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다. 반면 스데반의 설교에서 인용된 75명의 숫자는 70인역을 기초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답은 이렇다. 사도행전의 75명은 70명의 수효에 독립적인 가계를 형성한 요셉의 다섯 후손(창50:23)을 가산한 숫자라는 것이다. 모세는 원래 애굽에 이주한 가족을 70명으로 기록했지만, 후대의 이스라엘 자손들이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70인역)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창설자들의 명단인 75명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에 스데반이 75명이라고 설교했다는 것이다.

애굽에 이주한 사람 70명 맞어?
그런데 창세기 46장에서 애굽에 이주한 야곱의 가족 수가 과연 70명이 맞느냐는 또 다른 의혹을 발견하게 된다. 창세기 37장부터 연대순으로 자세히 읽어본 후 창세기 46장에 기록된 명단을 계보도로 그려보면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유다의 가족사와 가계를 살펴보면 애굽 이주자 명단의 진위를 알게 된다.
유다는 대략 20세(요셉이 애굽으로 팔린 뒤)에 결혼해 엘과 오난, 셀라를 낳았다(창38:1-5). 첫째 엘은 다말과 결혼했지만 일찍 죽어 둘째 오난이 다말과 다시 결혼하게 된다. 그런데 오난마저 일찍 죽음으로써 다말은 유다에게 막내 셀라를 남편으로 요구하였다. 그러나 유다는 셀라까지 잃을까봐 두려워 차일피일 미루었다(창38:6-11). 이에 다말은 꾀를 내어 자신이 창녀로 변장한 후 시아버지인 유다와 관계를 갖은 후 배레스와 세라를 낳게 되었다(창38:12-30).
유다의 가계가 여기까지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70가족 명단에는 베레스의 아들 헤스론과 하물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창46:12). 더 이상한 것은 유다의 죽은 두 아들 엘과 오난도 기록됐다는 점이다.
요셉이 애굽에 팔려가 국무총리가 된 후 야곱의 가족이 애굽에 이주하기까지 기간은 대략 20년 정도(22-28년)라고 추측되는데, 어떻게 40대 중반의 유다가 증손자 같은 손자를 볼 수 있었을까? 더욱이 20대 중반인 베냐민이 10명의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은 당시 시대 풍습에선 좀처럼 믿기 힘들다.
야곱을 따라 애굽으로 이주한 가족의 명단은 가나안에서 태어난 자들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여기에 제시된 야곱의 1-3대 손들의 명단은 모세 시대에 각 지파의 창설자와 독립적인 부족을 형성한 족장들의 명단(민26장)으로 봐야 한다.
애굽에 내려가 바로 왕을 면담했을 때 야곱의 가족은 70명이 안 되는 가족(자부 제외)이었다. 이런 소가족이 4백년 뒤 남자만 60만명이 넘는 큰 민족으로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그렇다면 모세는 70명이 안되는 가족을 70명이라고 조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창세기 10장의 계보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참고 문헌:
o 엄원식의 <구약성서의 수신학> (대전, 침례신학대학출판부, 1984)
o 토를라이프 보만의 <히브리적 사고와 그리스적 사고의 비교> 허혁 역(서울, 분도출판사, 1993)
o Hward Eves의 <수학사> (고대 및 중세편), 이문영 역(서울, 경문사, 1991)
o <성서백과대사전 Vol.6> 민영진 편(서울, 성서교재간행사, 1981)
o 배재민의 <새로훈 형태의 구약연구> (서울, 총신대출판부, 1982)
o 존킹의 <수와 신비주의>, 김창국 역(서울, 열린책들,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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