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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이는 평화도 없다’ (NO POWER, NO PEACE)

헤이그에 간 헵시바 특사, <이준 열사 기념관> 방문기

 

 

‘힘없는 평화는 없다’는 것을 우리 역사를 통해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 사례 가운데 하나로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제국은 1905년 11월 일본 제국이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일본군을 동원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 무효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특사 3인을 파견했으나 당시 동맹을 맺고 있던 영국과 일본의 방해로 대한제국은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얻는 데 실패했다.

118년 전의 일을 목격하고, 기억하고, 지금도 증언하고 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이준 열사 기념관(Yi Jun Peace Museum)>이다. 헤이그 특사 3인 중 한명이었던 ‘이준 열사’의 죽음을 기리며 세 특사의 정신을 보존하고 나라를 빼앗긴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소리치는 장소이다. 이준 열사의 정신을 기록하고, 평강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청년 1부 헵시바 선교회에서는 2025년 6월 탐방단 3인을 구성하여 네덜란드로 향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파견된 헤이그 특사는 이준, 이상설, 이위종 열사 3인으로 당시 호텔이었던 이 건물에 묵었다.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1907년 6월 25일 헤이그에 왔지만, 영국과 일본의 방해와 각 나라 대표의 무관심으로 인해 회의장조차 들어가지 못했던 특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소식을 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대표단은 항의문을 작성해서 각국 대표를 찾아가기도 했고, 불어, 영어 등에 능통했던 이위종은 외신기자 클럽에 찾아가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으나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네덜란드 외무상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접
견은 성사되지 못했고, 네덜란드는 각국 정부가 을사늑약을 승인한 이상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인정할 수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회의 참석과 발언권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3인의 특사는 포기하지 않고 회의장 밖에 몰려있던 많은 시민 운동가들과 언론인들을 향해 한국이 당한 부당함을 전하며 장외 외교활동을 하였다. 이를 지켜보던 언론인 ‘윌리엄 스테드(William T. Stead)’는 한국에서 온 특사들에 관한 내용을 ‘만국평화회의보’ 1면(1907년 7월 5일)에 대서특필하였다.

그러던 중 이준 열사가 갑자기 7월 14일, 순국한다. 이에 관한 자료는 발견된 것이 극히 적은데, 그마저도 신뢰하긴 어렵다. 이준 열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담은 일본행 전보에 따르면, ‘얼굴에 난 종기’로 인해 사망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그 이전의 사료로는 그 종기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의문의 죽음으로 남아 있다. 

당시 네덜란드 유력 일간지 《헤트 화데란트(Het Vaderland)》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오랫동안 이준이 할복 자결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는 당시 일제의 한민족 억압에 대한 반일적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준이 영웅화되면서 할복 자결설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62년 “할복 자결 아닌 쪽”으로 판단했다. 물론 이준이 할복이 아닌 병사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한민족의 앞날을 걱정한 이준의 민족의식이 빛바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준 열사의 죽음은 독립운동에 가속화를 가져왔다. 대한제국의 여러 신문은 이 소식을 1면에 실으면서 당시 조선인들에게는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고, 해외에서는 느닷없는 동양인의 의문사와 그 배경을 파헤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일본의 부당한 행태까지 알릴 수 있었다. 이준 열사 기념관은 이러한 역사의 현장을 118년 전 모습 그대로 보존하며, 지금의 우리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준 열사가 실제로 묵었고, 순국한 방, 실제로 사용한 침대, 벽난로와 원탁, 의자까지 훼손된 것 하나 없었고, 수집된 자료들은 당시 역사의 비극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준 열사는 파견 이전 서울 ‘상동감리교회’에 출석하며 여러 독립운동에 앞장섰는데, 이준 열사 아카데미 이기항 원장, 이준 열사 기념관 송창주 관장 부부는 상동감리교회 ‘이준 열사 추모예배’ 참석 이후 헤이그 특사 3인의 역사적 흔적이 사라지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네덜란드로 달려온 뒤 헤이그 특사가 머물렀던 호텔을 매입하여 기념관을 세우고 30여 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역사 문화 영토’를 보존하고 있다. 나라는 그 공로를 인정해 국민훈장을 수여했고, 올 4월 송창주 관장은 ‘유관순상’을 수상했다.


〈헵시바 후기〉

“이번 탐방은 단순한 역사 기행이 아니었습니다. 조국의 아픈 역사와 그 안에서 빛난 인물들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었고, 현재를 사는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를 묵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청년으로서 이 시대의 ‘특사’가 되어야 할 사명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준비된 자’로 더 깊이 배우고, 기도하고,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미선 헵시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진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준 열사의 유훈과 생애를 통해 진정한 삶과 죽음의 의미, 그리고 위대한 나라를 만드는 사람의 자세를 깊이 깨닫게 되었고, 평화를 위해서라도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도하며 사명을 발견하고, 결단과 실천으로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홍대형 헵시바

“NO POWER, NO PEACE. 스스로도 힘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도의 강력한 힘은 기도에서 나온다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힘써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호민 헵시바

 

 

글_홍대형 헵시바
사진_홍대형 헵시바, 이호민 헵시바

 

  • 2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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