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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 예수’ 예수의 이름과 함께 붙여져 너무나 유명한 나사렛은 비옥한 이스르엘 평원이 멀리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해발 380m) 위의 작은 마을이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한 예수는 생애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셨고 때문에 예수 당시 사람들은 그를 나사렛 예수로,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나사렛 사람이라고 불렀다.

오늘날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용하는 히브리어로 크리스천은 나사렛 사람이란 뜻의 노즈리(Notzri)라고 불린다. 나사렛은 갈릴리 지방에서 아주 오래된 마을 중 하나로 서기전 2000년대에 이미 사람들이 살던 곳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이름 없는 작은 마을, 나사렛은 구약성경에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나사렛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마을이었나를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신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예수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어부였던 빌립을 제자로 삼았다.빌립은 친구 나다나엘에게 달려가서 기쁜 소식을 전했다. “우리가 기다리던 메시아를 만났소. 그는 나사렛 예수요.” 이 말을 들은 나다나엘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겠소?”
예수는 가축을 기르는 동굴 우리에서 탄생했을 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촌락 나사렛에서 성장했다. 예수와 나사렛 마을의 관계는 그의 모친 마리아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사렛에 살고 있던 마리아는 놀라운 천사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마리아여! 두려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에게 예수 수태의 사실을 고지해 주었다는 장소, 곧 마리아가 살던 집터라고 전해지는 이곳에 오늘날 마리아 수태고지교회가 서 있다.
1955년에 짓기 시작해서 1969년에 완성된 오늘의 이 교회는 그 자리에 세워진 다섯 번째 교회이다.
마리아 집터에 처음 교회가 세워진 것은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 제국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였다. 황제의 어머니 성(聖) 헬레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그의 요청에 따라 마리아가 살던 집이 있던 곳에 교회가 세워졌다(서기 326년쯤).
그러나 이 교회는 성지에 있는 다른 교회들과 마찬가지로 파란 많은 운명을 겪었다. 성지의 주인이 바뀜에 따라 파괴되고 복구되는 역사가 다섯 번이나 반복된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교회 건축가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무지오가 설계한 이 교회는 최상급 찬사로 극찬을 받는 걸작품으로, 베이지색 건물에 옅은 벽돌색 돌을 줄무늬가 되도록 배열한 아름다운 교회이다. 규모는 정면 폭이 30m, 길이가 70m나 되어, 성지에 있는 교회 중 가장 크다.
교회 전면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 수태소식을 전해주는 장면과 예수의 전기를 기록한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등 복음서가 조각되어 있다. 예수 탄생과 관련된 성경말씀도 라틴어로 음각(陰刻)되어 있다.
육중한 청동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구성된 바닥이 눈길을 끈다. 창문 역시 모두 색유리이다. 프랑스 교회에서 정성들여 만들어 보낸 것으로 예수의 생애가 담겨 있다. 이 교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뾰족탑 형태의 지붕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좁아져서 정점에서 만나도록 설계된 모양이다. 높이가 60m나 되는 이 뾰족탑을 교회 안에서 올려다보면, 백합꽃을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아 하늘에서 백합꽃이 내려오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 내려오신 예수를 상징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는 이 백합꽃 모양의 창문을 통해 햇빛이 비친다. 세상의 어둠을 밝히려 이 땅에 오신 하늘의 빛 그리스도를 표현한 것이다. 이 교회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 또 하나 있다. 교회의 넓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성화들이다. 전 세계 여러 나라 교회들에서 보내온 것으로 모두 성모 마리아와 성자 예수의 모습을 주제로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성화들이 전통적인 성화가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토착화된 성화들인 점이다.
각 나라, 각 민족들이 그들 문화에 따라 표현한 성모와 성자의 모습인 것이다. 중국 교회에서 보낸 성화는 중국옷을 입은 중국 사람의 모습으로, 아프리카 교회에서 보낸 성화는 흑인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보낸 성화도 걸려 있다. 카톨릭 부산교구에서 보낸 모자이크 작품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마리아가 색동옷을 입은 어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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