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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멜 산은 어느 한 봉우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갈멜 산줄기 전체를 부르는 이름이기 때문에 어느 봉우리가 갈멜 산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지중해 해안에서 내륙쪽 23km 지점까지 폭 10km로 뻗어 있는, 높이 500m 쯤의 산악지대 전체를 갈멜 산이라고 부른다.


서기 전 860년쯤 이스라엘 아합 왕 때. 삼림이 우거진 갈멜산에서 역사적인 대결이 벌어졌다. 1대 450의 대결이었다. 이스라엘의 예언자 엘리야와 450명의 바알신 추종자들의 결판이었다. 당시 이스라엘 북왕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번영을 구가하였으나 종교적으로는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아합왕의 왕비 이세벨 때문이었다. 그는 본래 시돈(오늘날 레바논)의 공주였으나 고대에 흔했던 왕실결혼에 의해 이스라엘의 왕비가 된 것이다. 이세벨은 광신적인 바알 종교 신봉자였다. 바알 종교는 다산(多産)과 풍요를 기원하는 물질지상주의 종교였다. 이세벨은 왕권을 이용해서 이 종교를 이스라엘에 확산시켰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물신(物神)숭배의 유혹에 빠져 정신적으로 크게 오염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언자 엘리야는 바알 종교와 싸울 것을 선언하고 결판의 장소로 바알 종교의 온상지였던 갈멜 산을 택했다. 엘리야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 산으로 불러 모으고 결단을 촉구하였다.
“언제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할 것입니까? 여호와가 하나님이면 그를 섬기고, 만일 바알이 하나님이면 그를 섬기시오.”
엘리야는 제단 두 개를 만들게 하고, 제단 위에 각각 제물을 놓게 하였다.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제물이 불타는 쪽을 참 신(神)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다. 바알신의 추종자들은 제단을 돌며, 하루종일 바알신의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으나, 제단 위의 제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엘리야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제단에 물까지 붓게 하고 그 앞에 엎드렸다. 
“여호와 하나님이여! 이 백성으로 하여금 참 하나님이 누구인가를 보여 주옵소서.”
그의 기도가 끝나기 무섭게 제단 위의 제물이 연기를 내며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불이 내린 것이다. 이것을 보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땅에 꿇어 엎드렸다. 누가 참 신인가를 알게 된 것이다.
엘리야는 450명의 바알신 추종자들을 산 밑 기손 강으로 끌고 내려가 처형했다. (왕상 18장)


이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는 갈멜 산은 지중해 해안에 있다. 지중해와 접하고 있는 이스라엘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불쑥 튀어나온 갈멜 산 지역이 나온다.
이스라엘에는 자연적으로 나무가 많은 산이 거의 없지만 갈멜 산에는 나무가 울창하다. 갈멜 산 지역은 천연적으로 물이 많아 예부터 푸른 나무들이 수해(樹海)를 이룬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갈멜이라는 산 이름도 풍요를 뜻하는‘하나님의 포도원’이라는 말이다.
구약의 아가서는 여인의 아름다운 머리를 묘사할 때 갈멜 산의 아름다움에 비유하기도 했다.
엘리야가 단신으로 바알 종교와 대결하여 승리한 곳은 갈멜 산줄기 중 무흐라카라고 부르는 봉우리이다.
‘불의 장소’, ‘불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의 무흐라카 산 위에는 엘리야의 석상이 세워져 있다.
석상 받침대에는 라틴어, 아랍어, 히브리어 3개 언어로 엘리야에 관계된 구절이 새겨져 있다. “그 때 예언자 엘리야 불같이 일어났으니, 그의 말씀은 횃불같이 타올랐다.”
(외경에 속하는 집회서 48:1)

무흐라카를 떠나, 갈멜 산줄기를 따라 지중해 방향으로  망망대해가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지점에 갈멜 산 수도원이 있다. 엘리야 동굴이라고 전해지는 동굴을 중심으로 세워진 수도원이다. 12세기 십자군 때 이 동굴을 중심으로 갈멜 수도회(Carmelite Order)가 결성되었고, 그 후 수도원 건물이 세워진 것이다. 오늘날도 이 수도원은 전 세계 갈멜 수도회의 중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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