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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평안

내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2012.03.31 16:26

해가 진 어둑한 밤. 교회 정문 초소가 북적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6만 평의 대지, 아름다운 캠퍼스 같은 평강제일교회에는 ‘정문 초소’라는 독특한 공간이 있다. 교회의 출입을 지키는 장소다. 낮에는 교직원들이 근무하지만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남성 성도들이 이곳을 지킨다. 성도들과 차량의 출입을 관리하고 교회 곳곳을 돌며 문제가 없는지 살핀다. 각 대교구와 기관들이 순서를 정해서 이렇게 ‘정문 초소 봉사’를 한다. 단 하루도 끊어지지 않은 평강제일교회의 유서 깊은 자랑이다.

정문 초소 봉사는 수마(睡魔)와의 싸움이다. 인간의 가장 강렬한 욕구 중 하나인 잠을 이겨가며 오늘도 봉사자들은 뜬눈으로 새벽을 기다린다. 밤 12시가 넘어 초소를 찾아갔다. 초소를 지키던 김효명 집사(남선교회)는 “육신의 피곤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봉사하러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가장 힘든 날은 토요일과 주일이다. 토요일에는 새벽까지 봉사한 뒤 주일 아침에 다시 교회에 나와야 하니 힘들고, 주일에는 하루 종일 예배드리고 봉사한 뒤 초소를 지키고 다음날 다시 출근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도 토요일 밤에 봉사하러 온 송태준 집사는 이렇게 말한다. “육신적으로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죠. 그렇지만 졸리니까 신경이 쓰여서 봉사 중에 더 안 졸게 됩니다. 다음 날도 계속 긴장을 풀지 않고 예배에 집중하다보면 오히려 말씀도 더 잘 들리고 나중에 잠도 더 푹 자게 됩니다. 쉬고 싶은 유혹과 다음날에 대한 걱정을 뿌리치고 헌신하려는 자세를 가지면 초소 봉사에 나올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먼 곳에 사는 성도들은 더 힘들지 않을까. 안성이나 평택에 사는 성도들은 승합차를 동원해 함께 타고 교회로 온다. 봉사를 마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 곧바로 출근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서로 연락하며 챙겨준다. 초소 봉사의 매력은 성도들끼리의 교제, 그리고 성전을 지킨다는 보람이다. 예배와 성경공부, 봉사에 바쁘다 보니 교회에 와도 같은 대교구, 기관에 속한 성도들끼리 교제하고 대화할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런데 초소에서 하룻밤을 같이 지내다 보면 서로 금세 친밀해진다. “평소 나누지 못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고 함께 신앙적인 고민도 상담하면서 더 친해집니다.”(김동헌 집사) 모두 잠들어있을 시간에 교회에서 봉사한다는 뿌듯함, 하루의 일과를 차분히 마무리하며 그 안에서 얻는 성취감이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

구속사 시리즈 6권에서 배웠듯이 성전을 지키는 문지기의 사역은 하찮은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은 레위 가문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직분이었다. 초소 봉사는 평강제일교회 성도들에게 ‘문지기’의 직무를 배우게 한다.

“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다른 곳에서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거함보다 내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시편 84:10)

글_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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