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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쉬기 원하는 시간, 고된 봉사를 자원한 평강의 어른들 남선교회 ‘오직봉사팀’ 토요 봉사 체험기

2026.09.22 10:58

누구라도 쉬기 원하는 시간,
고된 봉사를 자원한 평강의 어른들
남선교회 ‘오직봉사팀’ 토요 봉사 체험기

 

 

 

토요일 아침 시간에 일어나서 아무런 보수도 없이 중노동을 해야 한다면?

토요일 아침 시간은 누구에게라도, 특별히 평강제일교회 성도라면 양보하기 힘든 ‘골든 타임’일 것이다. 이 골든 타임에 충분히 쉬어주지 못하면 주일부터 이어지는 다음 한 주가 ‘골병 타임’이 될 수도 있어서다. 그래서 이때 집에서 나온다는 건, 특히 평강제일교회 성도라면 마지막 남은 워라밸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여기 그 워라밸을 기꺼이 내려놓은 이들이 있다. 남선교회 ‘오직봉사팀’의 팀원들이다.

‘오직!’ 봉사라, 팀 이름 잘 지었다. 이름도 빛도 없이 하는 일, 취재를 하려 한 지가 한참 전인데 ‘오직봉사팀’은 줄곧 인터뷰를 거부해 왔다. 하는 수 없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필자 역시 워라밸(?)을 내려놓고 하루의 노동에 뛰어드는 수밖에.

9월의 어느 토요일 아침. 7시 30분인데 엠마오 성전에 오직봉사팀 팀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날은 모두 19명. 다들 토요일과 주일, 매주 두 차례 이상은 보는 얼굴이면서 서로 건네는 말이 ‘아, 집사님 요즘 얼굴 보기 힘들어?!’다. 다들 시간을 준수하는 데도 ‘아 이 사람아, 왜 이리 늦었어?!’하는 핀잔과 함께 따끈한 컵라면을 건네고, 팀장 송기종 안수집사가 주문한 김밥을 함께 나눈다. 아마 일종의 ‘상남자’식 애정 표현인 듯하다.

간단한 아침 식사가 끝나고 기도회를 시작한다. 이 시간에 맞추려면 멀리 사는 회원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고 한다. 부족한 수면 탓에 컬컬한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작업을 하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하고, 교회를 돌보게 하심을 감사하는 기도를 한다. 그리고 교회를 위해서, 아픈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기도를 한다.

기도로 시작하는 일

기도회가 끝나면 오늘의 작업 거리들을 팀장이 전달한다. 일단 교회 도로 청소는 기본 옵션이다. 워낙 넓다 보니 4~5명의 전담반이 필요하다. 구석구석 청소에 4시간은 꼬박 걸린다. 이날 메인 작업은 다윗 성전에서 모리아 성전으로 가는 샛길과 연결된 통나무 계단을 철거하는 일. 설치된 지 오래되어 통나무가 썩고 삭아서 흔들거리다 보니, 이 계단에서 부상 당하는 성도들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다윗 성전 옆쪽으로 가파른 흙 비탈길의 메인 계단과 곁으로 나있는 계단을 모두 철거해야 했다. 통나무 계단의 양옆을 잡아주는 나무 기둥을 먼저 뽑아 주었다. 다음으로 대못으로 강하게 체결되어 있는 통나무 계단을 곡괭이와 쇠 지렛대로 하나하나 해체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대못들은 전부 주황색으로 녹슬어 있었다. 허벅지만 한 통나무에 제멋대로 박혀 있는 것이, 마치 썩어버린 큰 선인장 토막 같았다. 적어도 100개는 족히 넘어 보였다. 작업 구역이 가파른 흙 비탈이어서 트럭이 내려올 수도 없었다. 대략 10kg 내외의 통나무를 직접 들고, 비탈을 올라, 트럭에 싣고 한 곳에 버려야 했다. 녹슨 못에 찔리기라도 하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으니, 속도를 내기도 어려웠다. 이럴 때 빛나는 게 팀워크. 수년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작업을 같이한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졌다. 투덜거림이나 게으름 하나 없이 ‘하하 허허’ 해 가며 통나무로 한 트럭 한 트럭 채워 갔다.

청년들이 했어도 힘들었을 작업, 팀의 평균 연령은 65세

이쯤 작업이 마무리되면 참 좋으련만, 이분들은 달랐다. 시간이 남았다며 예정에 없던 작업을 만들어낸다. 다윗 성전 옆 야곱 성전과 베들레헴 식당 뒤에 우거진 수풀을 정리해야겠다면서, ‘낫 좀 가져오라’신다. 다들 ‘이거 뭐 30분이면 하겠네’ 하면서 달려든다. 이분들 진짜 ‘오직’ 봉사한다. 청년들이 했어도 힘들었을 작업, 팀의 평균 연령은 65세. ‘이 고생에도 생색 한 번 내지 않는’ 성실과 정직에 고개가 숙여진다.

빵 하나에 음료수 하나 먹고 곧바로 수풀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계획 없이 시작된 작업은 작업 범위마저 없었다. 야곱 성전 뒤쪽 수풀만 제거하기로 하고 시작해 놓고는 어느새 베들레헴 식당과 마르다 식당 사이에 무성하게 자라 있는 수풀까지 몽땅 베어버렸다. 이 공간은 아무리 봐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듯한 곳인데, 오직봉사팀의 눈에만 거슬린 모양이다.

성실과 정직 없이는 불가능한 일

교회를 사랑하지 않고, 성도들을 배려하는 마음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성실과 정직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일하면서 ‘봉사를 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를 여쭈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당연히 해야죠! 우리 교회인데!”, “봉사하게 해 주심 자체가 감사예요.” 이게 전부다. 교회에 필요한 일이라면, ‘아멘’하고 달려가 일하는 이들이다. 뭐 쓸 거리를 찾기 어려운 인터뷰에서 참 많은 은혜를 받았다. 생색이란 낼 줄 모르는 그 순종과 겸손이란.

정오 즈음, 작업이 끝나고 “다음 주 모임도 많이들 참석합시다!”하는 말에 다들 “아멘!”으로 인사하며 헤어졌다. 이 평강의 아버지들 정말이지 쿨하다.

 

 

 

공석진 전도사

 

 

26년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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