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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가 사용한 암호 ‘세삭’

2017.11.10 13:31

암호(cipher)는 어떤 내용을 제 3자가 알아볼 수 없도록 비밀리에 정보를 감춘 것이다. 암호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필자와 독자 사이에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미리 약속된 규칙이 필요하다. 이 규칙 없이 암호를 읽으면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 조합에 불과하다.

역사를 볼 때, 암호는 전쟁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스파르타는 전쟁 시 특정 두께의 막대기에 종이 띠를 감아야만 읽을 수 있는 ‘스퀴탈레 암호’를 사용하였다. 로마의 카이사르 역시 한 글자를 2개씩 뒤로 미루는(예를 들어 A를 C로, B를 D로…) ‘카이사르 암호’를 사용하였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사용했던 ‘애니그마’ 암호는 연합군을 괴롭힌 최대의 무기였지만, 앨런 튜닝이 오늘날 컴퓨터의 기초가 되는 전자계산기를 개발하여 암호를 해석하면서 전세가 역전 되었다. 냉전시대를 지나 오늘날까지 암호와 암호의 해독은 국가의 1급 비밀로 여겨진다.

그런데 성경에도 이런 암호가 등장한다면? 바로 주전 627년부터 580년까지 활동했던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가 그 주인공이다. 예레미야는 주전 605년 여호야김 4년*, 남 유다가 바벨론의 침략을 받고 포로로 잡혀갈 것을 말씀하면서 바벨론으로 인해 멸망당할 열국들을 선포했다(렘 25:15-26). 남 유다와 애굽, 우스, 블레셋, 에돔, 모압과 암몬, 두로와 시돈, 드단과 데마, 부스, 아라비아, 시므리, 엘람, 메대, 북방 원근과 지면에 있는 모든 세상의 나라들이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마시게 된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세삭 왕’이 마시게 된다고 말씀하고 있다(렘 25:26). 그렇다면 ‘세삭’은 어디일까?

예레미야는 바벨론을 통한 징계를 선포하면서, 언약 백성을 괴롭히는 바벨론이 종국에 패망할 것을 선포했다. 하나님의 진노를 실행하는 도구가 교만하여 진노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당대 역사의 비밀이었다. 그래서 에레미야는 바벨론의 패망을 예언하면서 ‘바벨론’이라는 이름 대신 ‘세삭’이라는 암호를 사용하였다.

예레미야가 사용한 ‘바벨론 세삭’의 암호를 ‘아트바쉬’ 암호라고 한다. 아래 표와 같이 히브리어 첫 번째 알파벳 ‘알렙’을 마지막 22번째 알파벳 ‘타우’로, 두 번째 알파벳 ‘베트’를 21번째 알파벳 ‘쉰/씬’으로 바꾸는 것이다. 아트바쉬 암호에 따르면 ‘바벨’은 ‘세삭’으로 변환된다.

그렇다면 왜 예레미야는 이런 복잡한 암호를 사용해야 했을까? 세계사는 절대 우연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통치 아래에서 구속사의 성취를 향해 흘러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작정하신 일을 위해서 열방을 통치하셔서 그 일을 반드시 성취하신다. 그 일은 하나님의 벗 된 백성에게 ‘선포된’ 것이며(창 18:17, 암 3:7), 동시에 하나님만이 아시는‘비밀’이다(마 24:36, 막 13:32, 계 10:7). 신학적인 표현으로는 ‘선포된 비밀’이다.

바로 이 선포된 비밀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암호이다. 암호 해독법을 알려준 자에게는 선포가 되지만 해독법을 모르는 자들에게는 철저한 비밀이 된다. 암호는 자기 사명을 마치고나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바벨론의 멸망을 예고할 때는 ‘세삭’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반면, 예레미야 51:41에서는 멸망당한 바벨론을 가리킬 때는 “슬프다 세삭이 함락되었도다 온 세상의 칭찬받는 성이 빼앗겼도다 슬프다 바벨론이 열방 중에 황폐하였도다”라고 말씀하면서 세삭의 정체를 폭로하는 것이다. 바벨론이 역사적으로 주전 539년에 멸망당했듯이, 타락한 세상 바벨론 역시 반드시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를 통해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말씀하셨다(렘 33:3).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오늘날이지만, 열방을 통치하시며 구속사를 이루시는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 세삭’과 같은 암호를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며 기도하는 백성에게 반드시 보여주신다. 그 결과 마지막 영적 전쟁에서 저 강대한 세삭은 멸망당하고 성도들에게 영원한 기쁨과 감사가 넘치게 될 것이다.

* 예레미야와 열왕기 기자는 주전 605년을 ‘여호야김 4년’이라고 하는 반면, 다니엘은 ‘여호야김 3년’이라고 기록했다. 이는 예레미야 기자와 열왕기 기자가 짧은 3개월 재위 기간 동안 악행만을 일삼았던 여호아하스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빼 버렸기 때문이다. 박윤식, 구속사 시리즈 5권 <영원한 언약의 약속>(서울: 휘선, 2010), 289-291p

글_ 정디모데 전도사, 그림_ 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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