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성전을 오르는 계단들
에스겔 성전을 오르는
계단들
하나님의 말씀은 다양한 형태로 사람에게 계시된다. 성경에는 음성을 통한 계시가 많이 나오지만, 글(성경), 기사와 이적, 열방의 경영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은 전달된다. 이중 이상(異象)은 하나님이 인간의 영의 눈을 열어 보여 주시는 형태로 말씀을 밝히시는 계시의 방법이다. 에스겔에게 보여 주신 성전의 모습도 이상으로서, 눈에 보이는 건물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계시하신 것이다. 따라서 성전 각 건물의 모습은 하나님의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계단은 높이가 다른 두 곳을 오가기 위해 여러 단을 쌓아 만든 구조물로서, 고대부터 계단은 권위의 표현이자 하늘에 가까워지는 통로로 여겨졌고, 계단에 오르는 수고는 신령한 수고를 의미했다. 이러한 계단의 상징적인 의미는 에스겔 성전에서도 적용된다. 에스겔 성전은 층계의 숫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에스겔 성전의 계단의 층계 개수
에스겔 성전에는 여러 계단들이 등장한다. 성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바깥뜰 문간 앞의 계단과 안뜰 문간 앞의 계단, 성전 지대(地臺)를 오르는 계단을 지나야만 한다.
(1) 성전 바깥에서 바깥뜰 동·남·북향한 문간에 오르는 일곱 층계(겔 40:6, 22, 26)
성전 바깥에서 바깥뜰 문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곱 개의 층계를 올라야 한다. 동향(東向)한 문간에 오르는 층계의 개수는 기록되지 않았지만(겔 40:6), 남향(南向), 북향(北向)한 문간에 오르는 층계는 일곱 개로 기록돼 있다
(겔 40:22, 26). 각 문간은 동일한 모양이므로 동향한 문간도 일곱 개의 계단이 있었을 것이다.
(2) 바깥뜰에서 안뜰 동·남·북향한 문간에 오르는 여덟 층계(겔 40:31, 34, 37)
일곱 층계를 올라 바깥뜰 문간을 통과하고 나면 바깥뜰 대지가 펼쳐진다. 바깥뜰 문간을 나온 뒤 100척 거리에 안뜰 문간이 마주하고 있는데, 그 구조는 바깥뜰 문간과 거의 동일하지만 층계의 단이 여덟 층계이다.
(3) 안뜰에서 성전 지대(빈 터)로 올라가는 열 층계(겔 40:49)
여덟 층계를 올라 안뜰 문간을 지나면 안뜰이 펼쳐진다. 안뜰 정중앙에는 번제단이 위치해 있다. 번제단 서편에 1장대(3.192m) 높이로 성전의 지대(地臺)가 쌓여 있고(겔 41:8), 그 위에 성전과 성전 삼면의 골방이 세워져 있다. 성전의 지대는 높고 웅장한 건물을 가장 높은 곳에 튼튼히 세우기 위한 것으로(대하 3:3, 스 5:16), 성전과 성전 삼면의 골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전 지대 위로 오르는 층계가 있어야 했다(겔 40:49). 히브리어 맛소라 사본은 그 계단의 숫자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칠십인경은 계단이 10개라고 기록했다(δέκα ἀναβαθμῶν, ‘데카 아나바쓰몬’: 10개의 계단). 공동번역 성경은 칠십인경을 반영하여 “열 계단을 밟아 그리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라고 번역했다.
정리하자면 성전 밖에서 바깥뜰 문간으로 오르는 7계단이 있으며, 바깥뜰 문간을 지나면 바깥뜰이 시작된다. 바깥뜰에서 안뜰 문간으로 오르는 8계단이 있으며, 안뜰 문간을 지나면 안뜰이 시작된다. 안뜰에서 번제단을 지나면 성전 본체가 성전의 지대 위에 세워져 있는데, 안뜰에서 성전의 지대로 오르는 10계단이 있다. 따라서 성전 밖에서 성전 본관에 오르기까지 총 25개의 계단을 오르게 된다.
에스겔 성전의 계단 높이
에스겔 성전에 대한 기록을 상세하게 연구하면 계단 한 칸의 높이도 유추할 수 있다.
(1) 성전의 바깥뜰 높이와 안뜰의 높이를 합치면 총 6척이며(3.192m), 안뜰 문간과 바깥뜰 문간에는 합쳐서 15개의 계단이 있으므로, 계단 한 층당 높이는 21.28cm이다.
성전의 바깥뜰과 안뜰의 높이를 합치면 6척임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에스겔 성전 ‘서편 뜰 뒤의 건물’을 통해서다. 에스겔 성전의 서편에는 문간이 없는 대신 제사장들의 부엌과, 재를 버리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편 뜰 뒤의 건물’이 있다. 이 건물들은 6척 높이인 성전의 사면 담과 맞물려 성전의 서쪽 가장 모퉁이에 세워져 있다 (참고-겔 42:7). 그러므로 성전의 사면 담 높이와, 서편 뜰 뒤의 건물이 세워진 안뜰까지의 높이는 6척(3.192m)으로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안뜰에 오르기까지 있는 7+8=15개의 계단의 높이는 각각 21.28cm가 된다. 이는 계단 한 칸의 높이를 20~25cm로 잡았던 당시 건축 문화와도 일치한다.* 비트루비우스, <건축십서>
(2) 성전의 지대(빈 터)의 높이는 6척(3.192m)이며, 10칸의 계단이므로 한 층당 높이는 31.92cm이다.
성전 삼면의 지대(빈 터)는 높이가 6척(3.192m)이다(겔 41:8).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성전의 지대를 오르는 계단은 총 10개이다. 따라서 6척을 계단 수로 나누면 한 계단의 높이는 31.92cm이다. 계단치고는 상당히 가파른 높이로, 성전을 향해 올라갈수록 신령한 수고가 더해짐을 보여 준다.
계단의 구속 경륜
바깥뜰 문간의 일곱 층계
성전 바깥에서 성전 안(바깥뜰)으로 들어오는 데는 7개의 계단을 지난다. 성경에서 7은 완전 수, 안식을 상징하는 숫자이다(창 2:2-3). 성전의 바깥뜰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개방된 공간이지만, 이방인은 성전의 바깥뜰도 밟을 수 없다. 신약에 나오는 헤롯 성전의 ‘이방인들의 뜰’은 헤롯 대왕이 성전을 확장하며 자의적으로 만들었고, 본래의 성전 구조에는 없다. 따라서 이 일곱 계단은 하나님의 참 안식을 얻은 언약 백성만이 들어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뜰 문간의 여덟 층계
성경에서 8은 7일 주기를 마치고 새로운 주기를 시작하는 수로서, 새창조를 상징하는 숫자이다(마 28:1, 막 16:2, 9, 눅 24:1, 요 20:1, 19, 행 20:7, 계 1:10, 고전 16:2).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의 바깥뜰 이상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왕조차도 문간의 문지방까지만 나아갈 수 있을 뿐, 안뜰에는 들어갈 수 없다. 성전의 안뜰은 오직 레위인과 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다 (참고-대하 29:16). 레위인은 이스라엘 전체 장자들을 대속(代贖)하여 얻으신 영적 장자들이다(민 3:12-13, 41-51). 고대 사회에서 ‘기름을 부은 자’는 육안으로도 보이는 매끈한 광택과 후각을 통해 전해지는 향기로서 일반인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존재였다. 그러므로 ‘기름 부음’은 인간 소속에서 하나님의 소속으로 옮기는 것을 상징한다(시 20:6). 따라서 이 여덟 계단은 소명(召命)을 받고 나아온 언약 백성도 중생(重生)하여 새롭게 지으심을 받아야만 성전으로 들어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롬 12:2, 엡 4:23-24, 골 3:10, 딛 3:5).
성전(성전의 지대)에 오르는 열 계단
10은 성경에서 만수(滿數), 즉 다시 1로 돌아가는 수로서, 충만의 수, 완성의 수이다. 성전의 안뜰과 달리, 성전 내부에는 오직 제사장만 출입할 수 있다. 에스겔 성전의 제사장은 이스라엘 장자를 대속하는 레위 지파이자(민 3:12-13, 49, 겔 43:19, 44:15), 아론의 자손이요(출 28:1-4, 29:9, 민 3:3-4, 시 99:6), 사독 계열로서(겔 43:19, 44:15, 48:11) 기름 부음을 받은 자들이다(출 28:41, 30:30, 40:13-15 등). 레위인의 성결규례보다 제사장의 성결규례는 훨씬 엄격했으며, 제사장 직분에는 무결성(無缺性)이 강조된다(겔 44:15, 48:11). 예수를 믿는 참 성도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벧전 2:9). 제사장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흠 없고 온전하게 구별된 자이다(롬 8:29-30, 살전 5:23). 따라서 성전 현관 앞 열 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은 중생한 언약 백성이 온전케 되어 성화(聖化)의 단계에 이르는 모습을 의미한다. 이 계단은 앞선 15계단과 달리 높이가 31.92cm로 상당히 가파른 계단이다. 이는 성화의 길을 올라갈수록 더욱 노력이 필요함을 뜻한다(참고-눅 13:24, 벧후 3:14).
에스겔 성전을 오르는 것은 하늘에 닿는 계단을 오르는 과정의 모형
성전에 올라가는 과정은 땅에서 하늘까지의 여정을 압축하고 있다.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자다 꾼 꿈에서 ‘하늘에 닿는 사닥다리’는 하늘과 땅을 잇는 계단이었다.
창세기 28:12(공동번역) “꿈을 꾸었다. 그는 꿈에 땅에서 하늘에 닿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하나님의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성전의 전체 계단 수 ‘25’는 희년을 상징하는 50수의 절반으로, 성전에 올라갈 때 모든 슬픔이 위로받고 자유가 선포될 것을 보여주고 있다(레 25:10-55, 사 61:1-4, 눅 4:16-19, 참평안 2020년 1월호 ‘바이블다큐’ 참조). 에스겔이 본 성전의 이상(異象)은 성도가 걸어가는 구원의 여정을 ‘보이는 건물’의 형상으로 압축한 것이다. 따라서 에스겔 성전은 천국의 모형이요, 구약 종말론 계시의 정점이다.
글_정디모데 전도사 삽화_박희영
*이 글은 구속사 시리즈 제11권上 ‘여호와 삼마 에스겔 성전’ (도서출판 휘선, 박윤식 저)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