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사 시리즈 제11권上 서평 : 주재용 전 한신대 총장
비(非)역사적 환상을
구속사 경륜으로 역사화하다
구속사 시리즈 제11권上 ‘여호와 삼마 에스겔 성전’ 서평
주재용 (전 한신대 총장)
교회사를 전공한 서평자는 성서 내용과 그 신학적 해석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한편으로 그 깊은 내용에 감동하고 감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부끄러움과 자책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신앙의 표준이 되고 있는 성서에 대한 자신의 무지함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것을 가장 크게 느낄 때가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다.
서평자는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제2권> 『잊어버렸던 만남』(2008년)의 서평을 쓴 이후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 출판과 그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자 박윤식 목사는 목회자요, 서평자는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친 교수다. 박윤식 목사가 신앙적 신학적 사고에서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다면 서평자는 그에 비해서 비교적 진보적인 입장에 있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다. 박윤식 목사가 이른바 하향적 사고를 하는 편이라면 서평자는 상향적 사고를 하는 편일 것이다. 그러므로 박윤식 목사와 서평자는 신앙적으로나 신학적 사고에서 거의 일치하기가 어려운 입장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평자는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에 관심을 갖을 수밖에 없음을 솔직하게 진술한다.
박윤식 목사는 그 자신이 말했듯이 “목회 초기 지리산에서 3년 6개월 동안 기도하면서 성경 책 여러 권이 해져서 넘기는 면이 둘둘 말리고 닳아 없어질 정도”로 읽었다. 그는 참고서도 없이 성경만 읽고 또 읽었다고 했다. “그저 성령님이 강한 조명으로 깨우쳐 주시기만 기도할 뿐”이라고 했다. 서평자는 이 말에 대해서 처음에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성경을 바르고 건전하게 알려면 성경에 대한 많은 신학적 주석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후 박윤식 목사의 <구속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물론 성경에 대한 신학적 주석 책이 참고로 필요하겠지만, 그 보다 앞서 가장 우선적이며 기초적인 것은 성경 읽기요 성경을 수백 번 읽으면 자연히 성경과 내가 일체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저자도 에스겔 성전에 대한 내용(40-48장)을 처음 읽었을 때 아무리 읽어도 그 뜻을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솔직히 부끄러운 말이지만 서평자는 박윤식 목사와 같이 성경을 많이 읽지도 못했지만, 성경, 특히 구약성경을 통독할 때 가장 지루하고 흥미 없고 힘든 곳이 많았다. ‘언약궤 모양’(출 25:10-), ‘지도자들의 예물’(민 7:1-), ‘인구 조사’(민 26:1-), ‘자손의 명단, 족보’(대상 1:1-), ‘성전 건축의 규모, 그 치수’(대하 3:1, 겔 40-48장) 등이다. 서평자가 에스겔서를 읽으면서 관심을 집중했던 구절은 “그때야 비로소 너희는, 내가 주인 줄 알 것이다”였다. 이 말씀이 에스겔서에만 약 50회 나온다. 그런데 박윤식 목사는 서평자가 별로 관심 없이 읽는 성경 내용을 다루면서 거기에 숨겨져 있는 구속사의 경륜을 발견하고 증거하고 있으며, 그는 그 힘을 기도에서 얻었다.
“저자는 이 시대의 에스겔 예언자…
역작에 뜨거운 눈물로 감사를 돌린다.”
박윤식 목사의 책 『여호와 삼마 에스겔 성전』<구속사 시리즈 제11권上>이 2019년 12월에 출간되었다. 그러나 박윤식 목사는 2014년에 87세로 소천하셨다. 그래서 이 책은 그가 2012년에 탈고한 그의 유고를 그를 존경하고 기념하는 후배에 의해서 휘선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박윤식 목사의 호인 ‘휘선’(暉宣)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영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전파되기를 소원하는’ 뜻이다.
박윤식 목사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에스겔 성전 기록(40-48장)을 수백 번 읽으면서 성령의 조명을 기도하고 매달렸더니 서서히 에스겔 예언의 뜻이 밝혀지는 먼동이 터 올랐다고 고백하였다. 그는 이 과정을 여인의 임신과 해산의 고통에 비유한다. 그는 에스겔 성전 환상을 그리기 위하여 밤을 새웠으며 그 결과 옥동자를 품에 안는 기쁨을 체험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그는 그 옥동자가 활자화되어 출생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하늘에서 기뻐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책을 통하여 많은 영혼이 에스겔의 성전 예언을 통하여 하나님의 통치를 체험하기를 기도할 것이다.
하나님은 한 인간을 이 세상에 보내실 때, 그 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사명)을 주셨다고 믿는다. 인간 삶의 성공과 실패는 이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고 그 계획에 따라 살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박윤식 목사에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은 <구속사 시리즈>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 점에서 그는 성공한 사람이다. 그는 이 땅을 떠나 천국에 입성하였으나 그의 책을 통해서 지금도 살아서 성경에 담겨 있는 구속의 역사를 설파하고 있다.
462쪽에 달하는 이 책은 모두 7장과 결론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에스겔의 이해(15-38)
제2장 에스겔의 소명과 사명(41-77)
제3장 에스겔의 행동예언(81-178)
제4장 에스겔 성전의 개요(181-221)
제5장 에스겔 성전의 제사장(225-256)
제6장 에스겔 성전의 ‘사비브 사비브’(259-299)
제7장 에스겔 성전 방문(303-419)
결론 에스겔 성전의 구속경륜(423-449)
이 책 제1장에서 제3장까지는 에스겔 성전 예언을 이해하기 위한 예비적 내용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에스겔이라는 이름의 뜻을 비롯하여 그의 소명과 그 역사적 배경, 에스겔서의 구성과 내용, 에스겔서의 기록 목적, 에스겔서의 연대 기록 방식과 주요 사건 연대, 에스겔이 본 네 가지 환상과 그 역사적 의미, 에스겔의 열일곱 번의 행동 예언의 내용과 그 역사적 의미를 다룬다. 그리고 제4장부터 에스겔 성전 예언에 대하여 기술한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에스겔 성전’은 실제로 역사상 건축된 성전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에스겔을 통하여 환상적으로 계시한 성전이다. 이 불가시적인 성전 예언을 저자는 성경 구절을 구체적으로 인용하고 적용하면서 가시화하였다. 책에 부록 같으면서도 이 책에서 가장 귀중하고 가장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수치로 본 에스겔 성전 간략도”, “에스겔 성전의 ‘사비브 사비브’와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 “에스겔 성전 평면도”, 그리고 “에스겔 성전 전체도”다. 이 자료는 에스겔 성전 예언 속에 들어가 함께 환상을 체험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그려낼 수가 없는 상세하면서도 과학적인 것이었고, 하나하나마다 해당 성경구절이 명시되어 있어 그 노작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작업 속에 저자의 신앙과 성경 속에 담겨 있는 구속사의 광맥을 찾으려는 열정이 담겨져 있다. 저자는 에스겔 예언자와 일체가 되어 비역사적 환상을 구속경륜으로 역사화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세계 최초로 에스겔에게 보여 주신 새 성전의 이상 성경적 체계화 정리”요 “성경에 입각한 ‘에스겔 성전 평면도’ 세계 최초로 성경적 체계화 정리 수록”이라는 책 프로파간다 문구가 과장이 아님을 보여 준다. 저자는 책 중간중간에도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도표로 알려주고 있어 글을 읽는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것은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서평자로서 그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저자는 에스겔 예언서에 대해서 영적이고 학문적(scientific)인 노작을 하면서 동시에 성전 환상에 나타난 구속사적 경륜을 찾아 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에스겔 성전은 역사상 실제로 건축되지 않은 성전이다. 그래서 예언서는 ‘베힌네’(그리고 보라)를 반복한다. 예언자는 하나님이 성전을 떠나시는 것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우상숭배와 가증하고 악한 행실에 대한 심판을 예언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새 성전에 돌아오시는 하나님의 영광의 예언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의 구원 예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스겔 성전에 ‘휘장’, ‘분향단과 향’, ‘금등대’, ‘언약궤’ 등이 없는 이유는 성도들로 하여금 직접 하나님께 나아가 섬길 수 있게 함이며, 성도들이 직접 하나님과 만나고 교제하기 때문이며, 주님이 세상의 빛이기 때문이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사랑의 실체요 부활이요 하늘 양식의 실체이기 때문이라고 구속사적 해석을 한다. 에스겔 성전의 구속사적 경륜은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가 이를 증거한다. 즉 성소에서 발원하는 생명수가 제단을 지나 점점 전 세계로 흘러가면서 흥왕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 전 세계 열방이 회복된다. 이 회복된 성전에 여호와가 거기 계시고 ‘여호와 삼마’, 그리고 그 성전은 ‘사비브 사비브’, 즉 하나님에 의해서 둘러싸이고 호위되고 보호된다.
창조주 하나님이 둘러싸고 보호하시고 구원의 하나님이 거기 함께 계시는 에스겔 성전 예언은 인간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삶의 행태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 보호 없이 살 수 없으며 그가 함께 하지 않는 인간의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나님 없는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하나님 없이 존재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우상을 섬긴다. 이 자기 모순적인 인간의 삶에 에스겔은 하나님의 심판과 그 회복을 성전 예언을 통하여 예언하고 있다.
이것이 박윤식 목사가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밝혀 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윤식 목사는 이 시대의 에스겔 예언자라 할 것이다. 서평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에스겔 예언에 대하여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신비로운 구속 경륜을 밝힌 역작에 뜨거운 눈물로 감사를 돌린다.
주재용 박사는
한신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캐나다 맥길대에서 교회사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한국 진보신학의 본산인 한신대 총장을 9년간 역임했다. 한국기독교학회 총무,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한국신학연구소 소장 등을 지냈고 현재 한신대 명예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