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헬을 생각하며 버틴 야곱처럼 – 이혜순 퇴임교사
평강 에세이
라헬을 생각하며 버틴
야곱처럼
이혜순 퇴임교사
1985년 8월 11일 노량진 대성교회 때 등록하고 3년 뒤부터 초등부 교사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36살이었어요. 내성적인 성격에 말주변도 없고 성경적인 지식도 없고 모든 것에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해서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마가복음 9장 23절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으로 복귀할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내 의지와 능력으로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했던 것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0년이라는 세월이 수일같이 지나온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라헬을 생각하며 버텼던 야곱의 마음이었기에 가능했겠지요.
토요일부터 준비하여 주일 아침 6시 반이면 교회로 나서는 반복된 일상이었지만 즐겁고 행복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평안에서 오신다기에 그동안 쌓인 사진을 찾아 보았습니다. 원지동이나 문막 수양관에서 여름성경학교를 했던 일들, 5월 어린이 꽃잔치 행사했던 것, 그리고 지리산과 장안산 기도처에 교사들과 기도회 다녀온 일, 또 저희 반을 거쳐 가서 지금은 교역자님이나 주일학교 총무직을 맡으며 봉사하고 있는 분들을 보니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교회학교 교사의 사명을 감당하려면 주말에 집안 행사나 지인들 경조사는 참석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담임을 맡고 있는데 교사가 예배에 불참하면 안 되니까요. 월요일 구역장 공부 출석을 비롯해 수요예배, 목요예배 성가대에 서고 교사의 자리까지 사명의 처소를 지키려 애썼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를 가지고는 다 참석하기 힘든 자리들이어서 비정규직 일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 내려고 했었던 지난 수십 년의 삶의 발자취를 아버지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 주셨음을 믿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지난해 말 정봉화(유치부), 모명자, 남정화, 유순분(유년부), 이혜순, 정해인(초등부), 이춘희(소년부)강영자(중등부) 교사들께서 수십 년의 봉사를 마치고 퇴임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 22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