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제일교회 분쟁 극복기
평강제일교회 분쟁 극복기
하나님의 교회가 사람들의 고성과 분쟁으로, 싸움터처럼 변질되고만 일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죄악의 본질과 정체가 어떠한 것인지,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과감히 지면을 통해 분쟁 극복기를 공개하고자 한다.
분쟁과 개혁의 두얼굴
한국 교회는 100년의 역사를 넘어가면서 리더십 교체기에 수많은 분쟁을 겪었다. 교회의 분쟁은 어느 면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지만, 구속사적 측면에서 볼 때 교회의 올바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선한 싸움이기도 하다. 아담의 가정에서 발생한 가인 계열과 셋 계열의 갈등과 분열은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신 앙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영적 싸움의 과정이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열두 지파가 완전체로 하나되지 못하고 사안별로 분열과 갈등을 겪는 모습은 오늘날 교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회의 분쟁을 세속적 다툼의 차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의 본질을 지키며 교회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16세기 루터를 필두로 촉발된 종교개혁이 구교(舊敎)와의 엄청난 분쟁으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이는 참된 교회의 모습을 되찾고 구속사를 이어가고자 하는 거듭남의 과정임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 교회의 분쟁 극복기를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단순한 내부의 권력 다툼이 아니라 내부에 싹튼 비리와 악의 뿌리를 제거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로 서기 위한 개혁이며 영적 각성 운동이다. 공사 소음과 먼지를 각오하지 않고는 새집으로 수리할 수 없듯, 분쟁을 통해 악을 떨쳐내고 선을 세우는 과정이다.
교회 분쟁은 대부분 담임목사의 교체 과정에서 생겨나는 찬반 의견의 충돌이나 목회자의 비위 등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 발생보다 이를 어떻게 처리하고 대처하는가에 있다. 온 전한 교회라도 아직 성화되지 못한 성도 들이 모여 있기에 교회는 세속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교회 안에 잠복해 있던 죄악의 바이러스
우리 교회는 설립자 박윤식 원로목사의 강력한 영적인 카리스마와 말씀 중심의 목회가 있었기에 여타 교회의 분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는 우리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듯 강한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설립자 박윤식 목사 소천 이후 담임목사로 선출된 이승현 목사의 6년 재임 기간 동안 ‘인본주의적’ 색채가 강화되고 있다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었고, 이 와중에 이승현 목사가 거액의 교회 공금 횡령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었다.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해도 진정어린 회개와 용서를 통해 회복 하는게 기독교의 본질이다. 전 담임목사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며 회개하였다면 분명 분쟁에 이르지 않고 평화로운 수습책이 마련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그들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기 보다는 합리화하기 위해 더 큰 거짓을 동원하였고, 일부 교인들은 그러한 모습을 오히려 두둔하였다. 남은 것은 가인 같은 분노와 변명, 책임 회피와 공격뿐이었다. 허위와 궤변으로 교인들을 선동하고, 설립자의 가족을 공격하며 쌍방 과실 프레임을 씌우는 데 안간힘을 썼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비위는 사라지고 마치 의를 위해 핍박받는 자처럼 스스로를 영웅시했다. 교회를 떠나 자신을 옹호하는 성도들로 별도의 조직을 편성하고, 독자적인 예배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교회를 이탈하였으면서 끊임없이 교회를 공격하며 다시금 권력을 쥐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참으로 비통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거대한 부조리와 죄악의 실상이다.
분쟁 극복기 – 하나님이 직접 치유하시는 교회
지난 1년여는 그야말로 충격과 혼돈 속에서 갈피를 잡기 어렵던 시기였다. 도대체 하나님의 교회에서 어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동안 우리의 신앙생활과 예배와 헌신의 실체는 무엇이었는가?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스스로 지키시고 정화해 나가셨다. 선악이 모호한 상황에서 성도들은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깨닫고 어둠의 실체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간 종이에 기록된 글로 익혔던 성경이 우리의 가슴과 삶 속에 살아나 생명의 말씀으로 새롭게 다가왔다.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의 사건들이 가리키는 영적 전쟁의 실체를 교회 분쟁의 현장에서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하나님은 오히려 분쟁을 통해 교회를 다시 세우시는 개혁과 갱신의 기회로 삼으셨다.
- 사람에게서 하나님으로! : 기도와 말씀과 예배에 집중하다.
이 모든 비위와 갈등의 원인이 하나님보다 사람에게 집중하면서 변질되고 부패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기도와 예배에 집중하였다. 2023년 2월 10일, 여주에서 처음 기도 모임을 가졌다. 그동안 혼자 외로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대처하던 성도들은 기도회에 참석한 동역자를 보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 나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되어 이어지고 쌓인 기도들이 지금 까지 교회를 지켜내고, 교회를 더럽혔던 인본주의적 흔적들을 지워 나가는 원동력이었다. 1년 내내 기도와 말씀과 예배에 집중할 때 태풍이 쓸고간 자리에서 소망의 새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에게로 향하던 교회가 이제 방향을 틀어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교회로 거듭나고 있다.
- 새일꾼을 예비하신 하나님
일꾼을 자처하던 사람들이 비위를 용인하며 교회를 이탈할 때, 하나님은 그 빈자리를 당신이 예비하셨던 새 일꾼으로 채우셨다. 상처난 자리에 새 살이 돋아나고 부러진 가지에 새순이 돋아나 항상성을 유지하듯 교회는 하나님께서 직접 치리하신다. 썩은 가지를 쳐낼 때 나무가 온전해지고, 새 가지가 나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게 된다. 태풍과 바람으로 휘저어 바다를 정화시키는 대자연의 섭리처럼, 교회가 말씀의 정로를 벗어날 때 하나님께로부터 불어온 대풍(大風)은 교회의 중심을 바로잡게 한다. 새 일꾼의 등장에 성도들은 힘을 얻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게 되었다. 연약하지만 힘을 합하여 교회를 지키는 일에 일심동체가 되었다. 깨어서 24시간 교회를 지킬 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잠들지 않게 스스로를 독려하며 교회가 교회되게, 예배하는 백성으로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 ‘구사읽생’과 영적 부흥 운동을 향한 전진
새해 들어 온 교회는 분쟁과 갈등의 아픔을 뒤로 하고 미래를 향한 전진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구사읽생’은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난다’는 ‘구사일생(九死一生)’에서 따온 것으로, 성경을 읽고 말씀을 읽을 때 죽음의 자리에서도 살 수 있다는 교인들의 깨달음을 집약한 것이다. 분쟁의 과정에서 혼돈과 분노와 원망의 마음이 가득찼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 교회는 오히려 이전보다 평안하고 영적으로 성숙해 있다. 우리가 말씀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잘못된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날마다 나의 삶을 말씀의 표준에 맞추며 하나님의 뜻에 맞는 길로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것은 교회사에서 등장하는 영적 부흥운동의 마중물이기도 하다. 은혜 가운데 지난 2월 16일, 서울 남부 지원의 판결을 통해 이탈측의 기만적인 공동의회가 원천봉쇄되었다. 이에 앞장섰던 목사들의 면직과 해고도 인정받았고, 대리회장의 직무 수행 또한 지장 없이 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외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내적으로 얼마다 더 기도하고, 말씀에 충실하게 살 것인가 나 자신과의 영적 싸움에 집중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리라. 분쟁을 계기로 오히려 우리가 더 겸손해지고, 교회는 더 영적으로 집중할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이끄실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사람의 수에 있지 않고 뜻에 맞는 한 사람을 통해 이루어진다.여전히 우리에겐 상처의 아픔이 있지만, 새 살이 돋아나는 희망과 위로를 체험하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몸된 교회를 올바로 세워 가기 위한 여정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여전히 분쟁과 갈등으로 아파하는 수많은 한국 교회에 우리의 분쟁 극복기가 자그마한 소망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 글_홍봉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