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치가 아니면 어디로 가리오? – 2025 평강 어린이 꽃잔치
꽃잔치가 아니면 어디로 가리오?
2025 평강 어린이 꽃잔치
황금연휴가 절정인 2025년 5월 5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좋은 곳으로 부지런히 떠났다. 젖먹이를 포함해 세 아이가 있는 우리 집은 엄두도 나지 않는 일. 분명 손을 잡고 있었는데, 아차 싶으면 어느새 사라지는 아이들과 함께 어디를 간단 말인가. 그래도 단 한 곳, 아이들을 풀어놓을 만한 데가 있다면 단연 ‘평강동산’. 하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어린이날 ‘평강 어린이 꽃잔치’만한 게 어디 있으랴.
넓게 펼쳐진 대운동장. 이 시야에서는 누구도 사라질 수 없다. 교사, 교직원, 봉사자 온통 우리 아이들의 또 다른 부모들 아닌가. 이들이 온몸으로 아이들을 막아내기에 아이들의 손을 놓쳐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 다 알려 준다. “첫째는 에어 바운스에 있던데요?”, “둘째는 이모부랑 사진 찍던데요”, “막내는 내가 좀 안아줄까? 양배추전 좀 먹고 와!” 쓰윽 올라가는 입꼬리. 그 사이 나는 아이들이 받아온 먹거리 쿠폰 도합 아홉 장을 슬쩍 꺼내, 먹거리 코너 ‘도장 깨기’를 감행했다. 최고 인기 코너였던 수제 버거도 장사진을 뚫고 기어이 맛보는 데 성공! 아내는 플리 마켓의 큰 손으로 등극해 아이들의 1년치 옷을 주워 담아왔다. ‘어린이날은 이곳뿐!’이라는 우리의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체험들이다.
이른 아침부터 울려 퍼진 뜨거운 찬양과 율동에, 아이들은 입구에서 참가 등록을 하면서도 시선은 무대에 고정돼 있었다. 개회 예배와 개회 선언, 보물찾기 ‘말씀을 찾아서’가 이어지고, 다섯 살과 세 살 두 녀석은 28미터 길이의 장애물 에어바운스 ‘우주 챌린지’와 ‘마카롱 챌린지’에 달려들어 장애물과 씨름을 시작했다. 어찌나 열정적이던지, 스무 바퀴쯤을 돌았을 때에야 겨우 밥을 먹자고 설득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댄스대회 개시. 본선에 오른 영아부 둘째 아이는 스스로 터득한배치기와 엉덩이 춤을 선보이며 끼를 발산하다가 장렬히 낮잠에 들었다. 연습을 시킨 적도 없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작년 꽃잔치에서 새신자로 교회에 첫발을 디딘 영아부 이나은 어린이부터, 댄스대회 1등을 차지한 소년부의 ‘트로이카’까지. 옆에서 부추긴 것이 아니라, 예선을 통과하고 당당히 본선 무대에서 끼를 폭발시킨 친구들이었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해내고야 마는 아이성이 귀엽게 들린다. 들이다. “할 게 너무 많아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원성이 귀엽게 들린다.
마태복음 19:14 어린 아이들을 용납하고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어린이들의 순수함을 볼 때마다, 천국에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다시금 배우게 된다. “예수님, 꼭 당첨되게 해 주세요!” 기도하며 추첨권을 넣고는 스스로를 착한 아이였는지 되돌아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명랑운동회는 부모들도 뛰어든 ‘피 튀기는’ 승부전이었다. 고작 점수 100점을 얻기 위해 슬리퍼를 벗고 맨발로 줄다리기를 했고, 팔씨름 최강자로 등극한 율이 아빠는 저녁에 병뚜껑을 따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나도 집에 가는 길에 허리가 아파서 근육 이완제를 사야만 했다.
간신히 ‘이제 집에 좀 가게 되나’ 싶었을 때는 운동장에 대형 물차가 들어왔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 속에서도 아이들은 끝내 우비를 입고 이를 덜덜 떨며 물총놀이까지 해냈고,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부모 손에 이끌려 억지로 집으로 향했다. 사무엘 선지자의 유년기처럼, 어린 시절 신앙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유종훈 대리회장님의 설교 말씀처럼, 이 아이들이 지금은 마냥 뛰놀기만 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큰 일꾼으로 자라나리라는 확신이 생긴다. 여기 뛰노는 아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다.
천국을 맛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다
이번 꽃잔치에는 총 276명의 어린이 참석자 중 50명이 새신자로 등록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포토 부스에서 자녀들이 부모를 부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미소를 띠게 한다. 전도자의 기도를 어떻게 들어주셨는지, 새 가족들을 이 교회로 이끄시기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길을 열어 주셨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소년부 박하윤 양의 손을 잡고 처음 교회에 온 강세정 어린이는 추첨권 1등에 당첨돼 스마트 워치를 받아 쾌재를 불렀다. 사무엘 교회학교는 다가오는 주일에 한 번 더 교회를 방문한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선물을 약속했다. 내년에는 우리 아이들만 즐기게 할 게 아니라, 아이 친구들에게 얘기라도 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좋은 시간을 나만 알고 즐기자니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행사를 준비하는 손길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거대한 에어 바운스를 하나 운영하려 해도 고전압 문제를 해결하느라 교직원들이 밤샘하며 애썼다. 하나하나 부족함 없는 코너를 준비하는 수고는 단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헌신한 교사들, 굶지 않게 춥지 않게 노심초사한 어른들의 모습에서도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아버지의 따뜻한 품이 느껴지는 평강의 꽃잔치였다.
작년 꽃잔치 때 아이들과 교회에 첫 발걸음을 했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5월 5일이 되면 항상 처음 교회 온 날을 기억할 것 같아요. 그때는 첫째가 잘 놀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었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나 교회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감사합니다. 둘째 나은이는 작년 꽃잔치 때는 12개월이어서 품에 안겨 자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주인공처럼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에 ‘많이 컸구나!’ 생각했어요. 댄스 무대에 올라가 비누방울만 쳐다봤지만 그 또한 즐거운 추억이라 생각하고, 내년에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참여할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됩니다. 저희 삼촌 가족을 모셔왔는데, 교회가 엄청 넓어서 신나게 뛰어 놀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더라고요. “주말마다 넓은 곳에서 아이들이 성경 배우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참 좋다.”라고 하시더군요. 대가족이 대형 에어 바운스에서 재밌게 놀고, 인생 네컷을 찍으며 추억도 남기고, 맛있는 먹거리도 먹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준비해 주신 교역자님들, 뒤에서 수고해주신 선생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번 어린이날 교회 행사에서 ‘팔씨름 왕’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된, 이엘·이율 아빠입니다. 저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무신론자였습니다. 아내 김경신을 만나 평강제일교회에 처음 발을 들인 뒤 줄곧 ‘가정의 평화를 위해’ 몸만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자녀가 하나님의 품안에서 자란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신앙의 전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삶에도 하나하나 응답해주시는 체험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가끔이지만 새벽예배도 나오고 요셉기관 임원으로 아이들에게 신앙의 본이 되기 위해 나름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어떻게 이렇게 교회에 적응을 잘했냐?”라고 놀라시기도 하는데, 오히려 저는 교회 밖에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행사도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저도 마음껏 뛰놀며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엘이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상품권을 받은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자녀들의 신앙뿐 아니라 제 믿음도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성실히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 글_이푸름 기자
- 25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