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포기 배추산이 겨울 김치로 평강의 김장 관람기, 2025 평강 김장 봉사
1,600포기 배추산이 겨울 김치로
평강의 김장 관람기, 2025 평강 김장 봉사
켜켜이 쌓인 배추가 여기저기 산을 이루고 있었다. 1,600포기 이걸 전부? 엄두도 나지 않지 않을 정도지 만 이 배추산을 풀어 내리며 김장은 시작되었다. 지난 12월 초 어느 평일 오전 마르다 식당.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 반가운 얼굴로 인사하며 왁자지껄 안부를 전하는 와중에도 칼을 잡고 배추를 다듬는 손은 익숙한 듯 노련했다. 다듬어진 배추가 플라스틱 통에 담겨 채워지기가 무섭게 대기하고 있던 교역자들과 청년들이 번 쩍 들어 올려 식당 안쪽 ‘절임조’에게 전달했다. 이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을 뿌린 다음 대형 ‘고무 대야’ 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배추를 다듬는 과정에서 남겨진 배추를 모아 씻고 푹 삶아 우거지를 만드는 작업이 동 시에 진행되었는데, 대형 솥에 깨끗이 씻은 배추를 넣고 푹 삶아 건져내 물기를 제거하여 쌓아두었다. 그날 저녁에는 소금에 절여둔 배추를 뒤집는 작업이 이어졌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달려온 남선교회 회원들이 투 입되어 작업에 동참하였는데 권사님들의 지시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였다. 이날의 거사는 앞선 며칠 간의 준 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교구당 8~10명의 인원이 나흘 전부터 씻고 절이는 등의 밑작업을 해놓은 덕분이었다.
다음 날 새벽 예배를 마치고 달려온 평강의 식구들로 마르다 식당은 북적였다. 새벽을 밝히는 마르다의 등 불 아래 할당된 임무에 따라 각자의 자리를 잡고 서서 맡은 역할에 따라 한 몸처럼 움직였다. ‘언제 다하나?’ 싶었지만, 한걸음에 달려온 ‘인력’들에 떠밀려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넓게 비워둔 마르다 식당 홀에는 테이블 이 길게 두 줄로 늘어섰는데 양측은 권사님들과 남녀 교역자들로 이내 자리가 채워졌다. 김치 공장과 같은 풍 경 속에서 능숙한 손길로 시뻘건 배춧속을 바르고 비비며 넣고 하는 손길들 사이사이에 큰 플라스틱 통을 끌고 다니며 작업대마다 양념을 퍼붓고, 김치통에 얼굴을 묻고 허리를 굽혀 김치를 채웠다. 여선교회 각 교구와 교 역자, 교직원, 남선교회 성도들과 헵시바, 그루터기, 요셉 선교회 청장년 성도들까지 모든 교구와 기관 성도들 이 함께 흘린 구슬땀으로 김치는 익어갈 터이고, 정성스러운 식단은 맛을 더해갈 것이다.
하찬영 기자
- 2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