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4
평강제일교회 이탈측 이승현 씨,
‘대한원격신학연구원’ 관련 비리 의혹
최근 교회측 보고서 분석 결과 의심 정황 포착돼
평강제일교회에서 교회측과 이탈측 간 수많은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측이 지난 3월 30일 임시당회를 열어 ‘이승현 횡령기소 관련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보고의 건’을 처리했다. 이는 그간 이승현 씨에 대해 논란이 된 혐의들을 교회 내부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약 4개월간 조사한 후 당회에 보고한 내용이다. 그런데 본지가 입수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그 중 ‘대한원격신학연구원’ 설립과 관련해 상당한 문제점이 있어 보여 이를 집중 취재하게 됐다.
‘대한원격신학연구원’ 설립과 운영에 대한 업무 협약서
2014년 8월 19일자로 체결된 ‘업무 협약서’에는 당시 베리트원격평생교육원의 이승현 대표와 학교법인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대한신대)의 윤호열 이사장 및 황원찬 총장이 서명했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일종의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원격평생교육원’을 설립하되, 운영 수익은 대한신대와 베리트원격평생교육원 측이 각각 30%와 70%로 배분하며, 협약 기간은 5년으로(특별한 문제가 없을 시 5년 더 연장) 하는 것이었다.

협약서상에는 차후 원격수업 관련 경비를 학교 측이 지급한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이를 베리트원격평생교육원 측이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승현 씨는 교회 방송실 직원들을 대한신대로 보내 교수들의 강의를 촬영하고 이를 온라인에 송출해 ‘원격신학연구원’을 운영하기 위해 실제 준비를 했다. 교수들에게는 소정의 강사료를 지급했고, 카메라 등 관련 기자재를 구입하는 데 총 119,400,000(1억 1,940만) 원을 지출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모 일간지에 몇 차례 광고가 게재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이 과정에 참여했던 대한신대 이모 교수는 SNS를 통해 ‘원격신학연구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고, 대한신대 홈페이지에 해당 과정에 대한 소개와 과목당 수강 비용 등의 안내도 올라와 있었다.
1억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 일간지와 학교 홈페이지에도 홍보를 했지만, 해당 과정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과정의 운영과 비용 처리에 상당한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첫째로 교육부 인가를 얻은 정식 신학대학교에서, 아무런 인증 절차 없이 임의로 온라인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어떤 권위를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대한원격신학연구원’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목회학 석사연구과정 광고 내용을 얼핏 보면, 해당 과정을 마치면 교육부에서 인가된 대한신대가 발급하는 정식 졸업장을 받을 수 있고 정규 상급 학위로 진학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이승현 씨가 운영하던 온라인 학점은행제인 ‘베리트평생교육원’은 개인사업자 명의의 회사일 뿐이다. 실제 이승현은 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2015년 1월 2일자로 ‘대한원격신학연구원’ 명의의 개인사업체(107-20-78826)를 등록했다. 그러므로 이를 통해서는 정식 학위를 받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이는 대한신대나 소속 교단의 정식 학위과정이 아니고, 해당 수업을 들었다고 해서 대한신대 정규과정의 졸업 자격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단지 과목당 30만 원씩을 내고 사설 학원의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이 과정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는 비학위·비정규과정 졸업장을 발급하는 것으로, 과장 광고일 수는 있어도 허위 광고는 아니”라며 “실제로 해당 과정을 마친 이들에게는 대한신대 교수가 소속된 노회를 통해 목사 안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는 그간 교계에서 암묵적으로 해온 관행 중 하나로, 밖에서는 ‘학위장사’라고 부르는 것”이라며 “정규 과정은 아니지만, 어쨌든 졸업했다는 명분을 줘서 (학위를) 세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대한신대 황원찬 당시 총장의 입장도 들어 보려 했으나, 그의 전화는 현재 착신이 정지돼 있어 연결되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육부 인가와는 관계없다고 해도, 신문 광고 내용에 의하면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졸업장 수여’ 및 ‘상급학위 진학 가능’ 등의 표현이 있는 것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에게 문의하자, 그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봐야 정확한 답을 줄 수 있다면서도, “비학위과정이라면 학위를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해당 과정 운영에서 이승현 씨의 소위 140억 횡령 혐의 사건과 일부 겹치는 사항이 발견된 것이다. 이승현 씨는 지난 2023년 3월 20일 평강제일교회 주일예배 당시 신학교 인수자금 140억 원의 지출 내역을 교인들에게 설명했는데, 자료화면에서 2015년 4월 20일에 119,400,000(1억 1,940만) 원을 지출하였다고 자료화면을 띄워 주장했다. 그런데 이는 실제 학교 인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이 위 업무협약서에 근거해 ‘원격신학연구원’ 운영을 위해 지출된 금액으로 보이며, 황원찬 당시 총장이 이승현 씨에게 보내준 확인서 금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렇다면 당시 해명은 완전 거짓이었던 것이다.
셋째는, 해당 사업이 사실은 이승현 씨의 비자금 마련과 운용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는 평강제일교회의 조사위 보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해당 과정은 이승현 씨가 직원들을 시켜 개인사업자로 설립한 사설업체에 불과하다. 이승현 씨는 ‘대한원격신학연구원’이라는 개인사업체를 2015년 1월 2일에 김OO 명의로 설립하고 1년 만인 2016년 1월 31일에 폐업했다. 그리고 이를 2016년 2월 24일자로 송OO를 대표자로 해 다시 설립한 후 2017년 7월 24일자로 폐업했다. 또한 2017년 8월 18일자로 KimOOO 명의로 다시 설립한 후 최종적으로 2020년 8월 31일자로 폐업했다. 사업장 주소지는 영등포구 당산로로, 평강제일교회 소유의 건물 주소지였다.

1년마다 설립과 폐업을 세 차례나 반복했던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의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 결과 이는 ‘사업자 통장’을 개설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대한원격신학연구원’ 대표자로 등록됐던 이들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이승현 씨가 본인 명의로 설립해 달라고 해서 설립했고, 사업자 통장을 개설해 이승현 씨의 비서 역할을 했던 정모 씨에게 줬었다가 본인은 그 사실 자체도 잊고 있었는데, 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억해내게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본인 명의로 개설한 통장 입출금 내역서를 제시했다.
김모 씨 명의로 개설한 개인사업자 통장은 W은행 계좌, 송모 씨 명의로 개설한 개인사업자 통장은 N은행 계좌였다. N은행의 경우 2014년 11월에서 2015년 12월까지 1년 동안 약 5,636만 원이 입금됐다. 평강제일교회 여선교회, 지교회인 ○○교회 여선교회 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이체됐다. 또한 W은행 계좌는 2016년 2월에서 2018년 1월까지 134,549,122(약 1억 3,455만) 원이 입금됐다. 해당 통장 또한 이승현 씨가 대표로 있었거나 주관했던 기관이나 단체 명의로 정기적인 비용이 입금됐던 것을 볼 때, 교회와 상관없이 개인사업체를 개설해 해당 통장으로 후원금 등을 보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는 비자금을 만들어 신용카드 대금 결제나 식사비 등 주로 개인 용도로 대부분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한원격신학연구원은 거의 운영된 흔적이 없는데도 이승현 씨는 직원들을 시켜 2015년 1월 2일에 개인사업체를 설립한 후 2020년 8월 31일까지 무려 6년이나 운영했다. 위 통장 내역이 2018년 1월까지이므로, 폐업 시까지 금액은 훨씬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평강제일교회 조사위원회는 이 ‘대한원격신학연구원’을 그야말로 이승현 씨의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불법창구로 규정하고, 아래와 같은 이미지로 요약했다.

본지는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승현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에게 연락했으나 그는 이를 받지 않았고, 이후 문자메시지로 보낸 질의에는 “문의하신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미 검찰의 판단으로 무혐의가 나왔음을 알려드린다. 신학교 인수와 관련해서 경찰과 검찰이 무려 3년여의 조사 끝에 검찰이 모두 무혐의로 처리했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하지만 그가 무혐의를 받은 부분은 대한원격신학연구원 관련 의혹들과는 전혀 무관하며, 해당 사안은 검찰에서 다뤄지지도 않았다.
이 씨는 신학교 인수 자금 횡령 의혹 사건과 관련, 현재 약 8억 3천여만 원 횡령 건으로 기소돼 서울남부지원에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신학교 인수 자금을) 한 푼도 목적 외로 사용한 적이 없고, 횡령하기는커녕 오히려 2-3억 원 정도 본인 돈으로 채워 넣었다”며 여러 차례 강하게 부정한 바 있다. 그러다 140억 중 일부를 부동산 구입 및 대출금 변제 등의 목적으로 횡령한 것이 인정돼 기소됐음에도 “개인 자금으로 지출한 것이며, 충분히 소명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68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