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재건하려면, 스스로 쌓아온 나를 먼저 무너뜨려야
‘Re:Build’(다시 세우자)의 감격…
전 세계 청년들, 믿음의 성전을 다시 세우다
2025 미국 호라 컨퍼런스, 애틀랜타에서 뜨거운 은혜로 마무리
2025년 7월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전 세계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성회, ‘2025 미국 호라 청소년·청년 컨퍼런스(이하 호라, Hora 2025 Youth & Young Adult Conference)’가 열렸다. ‘Re:Build(다시 세우자)’라는 주제로 열린 ‘2025 미국 호라’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이 무너진 성전을 다시 세운 역사적 사건을 오늘날 청년들의 신앙적 삶과 믿음의 재건에 비추어 깊이 파고들었다.
한국과 미주를 포함한 18개 교회에서 모인 청년과 청소년, 그리고 부모 세대까지 총 297명이 참석한 가운데 말씀과 찬양, 기도와 토론 그리고 교제를 통해 영적 회복과 연합의 장을 이루었다. 특히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모든 일정을 진지하고 뜨겁게 이끌며, ‘참된 성전’인 자신의 신앙을 재건하려는 열심은 기성세대에게도 깊은 감동과 희망을 전했다. 믿음의 계승으로 다음 세대를 세우는 귀중한 플랫폼으로서 호라의 사명이 더욱 두드러지는 현장이었다.
믿음의 계승과 다음 세대를 위한 플랫폼
호라(HORA: History of Redemption for All Nations) 선교회는 ‘구속사를 열방으로’라는 사명에 깃발을 꽂고, ‘신앙의 계승’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출범했다. 2017년 뉴욕 늘푸른교회에서 열린 ‘제1회 호라 청소년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매년 사명을 발견하고 사명자들을 찾아내 세워가는 ‘믿음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는 것. 그래서 올해 역시 대를 이어 개최되어야 할 신앙 계승의 장으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애틀랜타 그리심소망교회> 성도들이 지난 1년 동안 기도와 땀으로 준비했다. 그 결과 ‘2025 미국 호라 컨퍼런스’의 포문을 연 개회 예배부터 폐회 예배까지 말씀의 은혜가 가득 채워진 가운데 3번의 바이블 스터디와 주제 강의, 성경 퀴즈, 찬양의 밤, 액티비티 등 3박 4일 동안 프로그램은 빈틈없이 촘촘했다. 특히 3번의 바이블 스터디를 통해 전해진 말씀을 토대로 각국에서 모인 친구들이 그룹별로 모여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토의하는 시간은 가장 ‘호라’다운 특별한 시간이었다.
바이블 스터디의 전체 주제는 ‘종말론’이었다. 첫 번째 시간은 ‘종말은 무엇인가’, 두 번째 ‘마지막 때의 표징’, 세 번째 ‘종말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까지 배운 뒤 소그룹별로 리더가 한 명씩 배정되어 토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한국 청년들과 함께 호라에 다녀온 박선희 선교사는 “1년 만에 다시 만난 아이들이 영적으로 훌쩍 성장한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 받는 태도에서도 보이고, 토의나 대화 중에도 묻어나고, 찬양 인도자의 멘트 하나하나에서도 다 느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소그룹 토의 시간에 나온 이야기를 들은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이번에 호라에서 말씀을 듣고 나니, 그동안 내 멋대로 살아온 옛 모습을 하나님 뜻에 맞춰 재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쌓아온 나를 먼저 무너뜨려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는 걸 전해 듣고 제가 먼저 큰 은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뜨거운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 된 현장
이번 컨퍼런스의 또 다른 감동은 ‘자율 새벽기도’와 ‘찬양의 밤’에서 피어났다. 3년간 대학 캠퍼스에서 열릴 땐 장소의 제약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새벽기도 시간이 호텔 행사장 강당에서는 매일 자유롭게 주어졌고, 이른 아침 눈물로 간절히 기도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하나님께서 이 세대 가운데 강력히 역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 참석자 헵시바 윤루디아 성도에게도 이 새벽기도 시간은 특별했다. “요즘 하늘 문이 닫혀 있고 내 기도가 하나님께 전달되지 못한 채 공중분해 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큰 위로를 얻었고 눈물을 흘리며 어떤 가식도 없이 마음껏 기도를 할 수 있었어요. 오랜만에 하나님을 마주해 대화하고 교제하는 듯한 시간이 좋았습니다. 이 새벽기도 시간만으로도 이곳에 올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주최 교회인 <그리심소망교회>를 참석자 전원이 방문했을 때, 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기도회 시간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임팩트가 가장 강한 순간이었다. 297명의 참가자들이 같은 셔츠를 입고 한마음으로 드린 기도의 현장은, 국적과 언어, 세대를 초월한 ‘믿음의 연합’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여 주었다. <그리심소망교회> 청년부 회장인 이인선 성도는 “찬양 기도회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각국에서 모인 성도님들이 교회 본당을 가득 채워 뜨겁게 기도해 주신 게 너무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성도들로 본당이 꽉 채워진 그 장면이 너무 감격스러워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라고 회고했다.
호라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찬양 기도회는 두말할 나위 없이 참석자들의 영적 회복과 깊은 은혜 체험의 현장이었다. 이번 행사의 주제곡 ‘지나간 날들이여 안녕(Goodbye Yesterday)’은 재건의 메시지를 잘 담고 있어 매번 참석자 모두에게 큰 울림을 던졌다. 연합 찬양 기도회 리더 김정선 성도는 “처음 만난 친구들과 복음과 은혜 안에서 신앙적 관계가 형성되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합니다.”라고 말했다. 주최 교회인 <그리심소망교회> 유성준 담임 목사 역시 찬양 기도회에 크게 감격해 “(저의)미국 선교 시작 이래 가장 은혜롭고 뜨거운 찬양을 한 것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
이렇듯 완성도 높은 찬양 기도회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지난 해 8월부터 시작된 찬양팀의 특훈이 바로 그것이다. 음악대학 교수인 평강제일교회 원재웅 안수집사는 가족들이 출석하는 그리심소망교회 찬양팀을 지난 1년간 원격 지도했다. 고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청년들이 찬양팀으로 구성되었고, 그중엔 악기를 처음 다루는 친구도 있었다.
“다들 순수하고 착한 마음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이번 행사 준비가 평생 신앙생활에 중요한 체험이 될 거라 믿고, 그걸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고 찬양을 듣는 이들에게도 은혜를 끼치리라는 확신을 갖고 기도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찬양팀은 보컬, 악기 전부 포함해서 16명. 원재웅 성도가 한국에서 체류하는 시기엔 매주 1회씩 각자의 연습 영상을 온라인으로 보내면 개인별로 일일이 피드백을 해 주고 다시 수정 영상을 찍어서 보내는 방식으로 특훈이 진행됐다. 그렇게 매월 1, 2주차는 개인 트레이닝으로 3, 4주차는 다 같이 모여 합주 연습을 한 뒤 마지막 연습 영상을 찍어서 보내곤 했다.
호라 몇 개월 전부터는 주말마다 모였고, 한두 달 전부터는 일주일에 몇 번씩 모여 연습했다. 그렇게 1년 전부터 16곡의 찬양을 한 곡씩 마스터하면서 보컬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악기를 처음 다루고 쩔쩔매던 신입들은 든든한 찬양팀 일원으로 성장했다. 단순한 행사가 아닌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산실로서 <호라 컨퍼런스>의 의의를 확인시켜 준 대목이다.
각종 액티비티 준비과정도 그랬다. 준비팀이 게임을 기획하면 ‘실제로 200여 명 인원이 할 수 있는 게임인지’, ‘팀워크와 재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지’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그리심소망교회> 전 성도가 모여 몇 번씩 리허설을 하며 다듬어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이었다.
찬양 보컬과 액티비티 진행을 맡았던 그리심소망교회 청년부 원선미 성도는 “처음으로 주최하는 입장에서 호라에 참가해 보니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성도들의 땀과 노력을 쏟아 행사를 준비했는지 몸소 느끼게 되었습 니다.”라며, “타지에서 오신 분들이 은혜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하나님의 도구로 쓰이고 있음에 벅차고 감사 했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 세대에게 이어질 말씀의 비전
유성준 담임목사는 “호라를 통한 말씀의 비전은 억지로 주입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게 해야 이어질 수 있는 건데 이번에 참석한 청년들이 스스로 말씀의 비전을 발견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컨퍼런스 시작부터 마침까지 하나님 아버지가 함께해 주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일정을 이끌고,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며 자신을 다시 세우는 자리. 그것이 바로 <2025 호라 청소년·청년 컨퍼런스>의 가장 큰 열매였다. 호라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구속사 말씀 안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믿음의 성전’을 견고히 세워갈 것이다.
<참가자들 인터뷰>
믿는 사람으로 때때로 고민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고단한 길을 걸어야 하는 걸까?’ 그러다 또 가끔 의심합니다. ‘내 신앙은 왜 이렇게 미지근한가?’, ‘이번에 호라 컨퍼런스 에 가면, 이 무거운 마음에 대한 답을 어떻게든 받아오겠다.’라고 다짐하고 기도하면서 준 비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호라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먼저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금 체험했습니다. 성경 속 모든 믿음의 인물들도 고단한 삶을 살았고, 그 고 난을 통해 믿음이 자라났다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고난은 결코 이유 없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주시는 선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 습니다. “왜 저만 이런 일을 겪나요?”라는 한때의 질문이 이젠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서울에 돌아가서도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난 속 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음의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는 그 길을 계속 걷고 싶습니다.
이번 호라가 제게 분명한 신앙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생각과 기 준대로 살아가려 했던 제 모습을 분명하게 보게 되면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 가는 것이 진짜 믿음의 길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걸 통해 제 믿음을 다시 세 워 주시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새롭게 회복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호라에서는 팀원들과 함께하는 게임이나 액티비티 시간이 이전보다 많 아져서, 다른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과도 빠르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은 식사나 새벽기도 시간도 가능하면 함께 움직이도록 했는데요, 이런 작은 배려들이 팀원 간의 유대감을 깊게 만들었고, 처음엔 말하기 어려웠던 개인적인 기도 제목이나 고민들도 점점 편하게 나누고,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해 주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서로의 삶에 깊이 들어가 교제하고, 신앙적으로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한국에서 평강제일교회에 다니다가 이민 온 케이스라 저에게 호라는 매년 손꼽아 기다려지는 은혜의 자리입니다. 멀리 떨어져 살아가지만 한자리에 모여 교제를 나눌 때마다, 우리는 늘 같은 고민과 기도 제목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 자리는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다시 하나(reunited)’가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특히 이번 호라는 참석자들이 서로에게 훨씬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고민을 나누는 분위기였어요. 소그룹 안에서도 신앙적인 질문을 서로 던지고, 말씀에 대해 각자 어떻게 적용할지까지 이야기하면서 기도로 이어질 수 있었던 점이 특별했습니다. 아직 호라를 경험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저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참여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에서만 신앙생활을 해 온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호라를 통해 ‘신앙은 문화 속에서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지만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체험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역사하신다는 걸 실제로 경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호라는 저에게 큰 도전과 성장을 안겨 주었습니다. 먼저는 영어로 설교를 듣고 함께 찬양을 부를 수 있었던 경험이 매우 새로웠습니다. 영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그 의미를 곱씹는 과정에서 찬양의 깊이가 더해졌고,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하나되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찬양 기도회 중간에 5명 이하 사람들끼리 짝을 지어 기도 제목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통성 기도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때 하나님 앞에 모두가 하나되는 느낌이었고, 정말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그룹 토의 때 ‘종말’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각자 느낀 점과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배경과 신앙 경험을 가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역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모든 순간에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번 호라에서 받은 은혜와 감동을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주어진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교회의 기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