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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기념하고 전파해야 할 역사의 증거
휘선 기념실 개관 및 육필 원고 보존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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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전북 구례 노고단교회 수련원에서 평강제일교회의 설립자인 휘선 박윤식 원로목사를 기념하는 휘선 기념실 개관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참석한 3천여 명의 성도가 사회자 목사의 선창을 따라 ‘휘선 사상(暉宣 思想)’을 외쳤다. 이승현 담임목사는 “휘선 사상은 예수 사상, 말씀 사상, 사랑의 사상”이라고 말했고, 이인영 의원은 축사에서 “휘선 사상은 하나님 말씀 중심이고 나라 사랑의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드려진 예배였지만 그 순간 성도들의 마음은 그 햇살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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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교회 수련원의 5층에 위치한 휘선 기념실에는 박윤식 원로목사의 치열했던 사역의 흔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선 창세기 5장이 펴놓인 손때 묻은 성경책. 낡은 종이에 남겨진 원로목사님의 육필 필적을 읽노라면 구속사 시 리즈 제1권 「창세기의 족보」가 떠오른다. 성경에 기록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과, 어느 하나 뜻이 없는 것이 없는 숫자 하나하나는 물론, 조사 하나까지 집중해서 성경을 연구하신 모습이 마음에 그려진다. 지리산에서 3년 6개월 7일간 성경 읽기와 기도에 전무(專務) 하면서 기거하신 바위 동굴(지리산 기도처)의 모형도 재현됐다. 목숨을 건 처절한 신앙의 사투가 피부로 전해진다. 이곳에서 성령의 조명을 받아 깨달은 위대한 구속사의 내용을 1960년대에 수기(手記)한 육필 원고도 일부가 전시돼 있다. 펼쳐져 있는 원고의 한 장은 2007년도부터 발간된 구속사 시리즈의 한 대목과 그대로 일치한다. 듣는 이들이 준비될 때까지 50여 년을 기다린 뜨거운 사랑과 인내를 눈으로 본다. 기념실을 둘러보노라니 이 유품들 하나하나에 휘선 정신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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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선 기념실에 전시된 육필 원고는 극히 일부이다. 전체 원고는 원고지 5천 장 분량이다. 박윤식 원로목사의 생애 전반에 걸친 설교와 저서의 초석이자 집약체이다.
“오랜 세월 수기로 작업했던 산더미 같은 원고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낡아 부스러지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곤 했는데, 이렇게 구속사 시리즈를 통하여 새 모습으로 단장되어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되니, 분에 넘치는 큰 복에 감사할 뿐입니다.”(구속사 시리즈 제9권 「신묘한 영광의 비밀, 성막과 언약궤」 저자 서문 중)

평강제일교회 성도는 휘선 사상을 계승 받아 구속사의 세계 전파라는 귀한 사명을 받았다. 우리가 증거할 것도 말씀이고 우리를 증거해 줄 것도 말씀이라 할 때, 구속사 시리즈의 뿌리인 육필원고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보존하고 지켜야 할 존재의 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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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박윤식 원로목사님의 육필 원고 보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보존 작업은 영인본 작업과 원본 보존 작업의 두 가지로 진행된다. 우선 영인본이란 원본을 사진 촬영해 이를 원판으로 과학적 방법으로 복제한 책으로 전시 및 참조를 목적으로 한다. 원본 보존 작업은 그대로 두면 부식되고 말 원본을 화학 처리해서 50여 년의 기간 동안 보존하는 작업이다. 효과가 영구적이지는 않아 50여 년 후 재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이 두 가지 보존 작업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에 위치한 중부 아카이브에서 문서 부문의 문화재 복원 권위자이자 국내 인쇄 분야와 기록물 관리의 대표적 학자인 신종순 박사(중부대 인쇄미디어과 교수)의 책임 하에 진행되고 있다. 신 교수는 “1960년대 문서 복원은 조선시대 문서 복원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문서는 대부분 왕실이나 관공서에서 작성돼 양질의 종이가 사용됐지만 1960년대 일반 용지는 경제 사정 때문에 질 나쁜 폐지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작성된 박윤식 원로목사의 육필 원고는 산성도가 높고 수분 함량이 적어 조금의 힘만 가해져도 부서질 수 있는 상태다. 그래서 작업에는 극도의 조심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몇 년 만 늦었어도 복원작업 자체가 불가능할 뻔했다고 하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육필 원고 보존 작업은 1. 기록물 조사 2. 사진촬영 및 기록(이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영인본을 제작한다) 3. 이물질 제거 4. 건식 클리닝 5. 탈산 처리(오래되어 산화된 것을 탈산 처리하여 중성화시킨다.) 6. 리프 캐스팅처리(훼손된 종이 자료의 물리적 복원 방법의 하나로, 벌레 먹거나 구멍 난 결손 부분을 원지 섬유의 성분을 분석하여 그와 최대한 비슷한 섬유를 흘려 메움으로써 다시 본래 상태의 종이로 복원하는 것) 7. 롤러 압착 8. 기계식 압착 건조 9. 자연 건조 10. 재단 및 제본 11. 사진 촬영 및 기록 12. 중성 보존상자 보관(영구적이지는 않으나 향후 50여 년의 보존이 가능하다)의 순서로 진행된다.


육필 원고. 눈앞의 이 증거물을 우리는 봤다. 그리고 우리가 본 이것을 우리 아이의 아이까지 보기를 바란다. 우리 세대는 직접 보고, 직접 받았던 믿음이다. 이 증거물이 전해져서 우리 영혼을 살렸던 그 안에 담긴 뜨거운 사랑의 온도가 우리 아이의 아이에게까지 식지 않은 채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 바람이 진짜 사랑이다. 휘선 정신이다. 기자는 그 사랑을 실천하는 현장에 다녀온 것이다. 50년 뒤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 일을 보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너무 무지해서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구속사 시리즈가 주어졌고, 그때야 궁금해져서 공부를 시작했다. 너무 무지해서 지켜야 하는 이유를 내다보지 못했는데, 진행되고 보니 이것이 우리가 놓칠 뻔했던 사랑이었다. 사랑은 당연히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힘써 지키고 전해야 하는 것이다. 육필 원고를 보존하고 기념하는 일은 휘선 사상의 가시적인 공동 실천의 첫걸음이 아닐까. 감사했고, 감사하며, 앞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이 많을지 휘선기념실 감사예배를 맞아 새삼 헤아려 본다.


글_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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