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부] 죽지 못해 살던 그 나날에_단현진
세상이 본 박윤식 원로목사
죽지 못해 살던 그 나날에
| 단현진 |
2006년 여름, 우여곡절 끝에 제가 성장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일구었던 서울을 떠나 춘천에 오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이곳 춘천에서만큼은 좀 더 나은 삶을 꿈꾸어 보았지만, 삶은 전혀 바뀌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만 갔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인 여건은 파산지경으로 내몰리고, 신앙생활만큼은 열심히 해서 칭찬받고자 하는 마음에 아무리 발버둥치고 애써 보아도 교회생활마저도 힘들어져 결국 춘천으로 온 것을 원망만 하게 되는, 세상 표현대로 죽지 못해 사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저의 흉악한 죄와 믿지 못함의 결과였겠지만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습니다. 이러한 날들 속에서도 하나님 아버지는 저와 허락하신 가정을 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독수리 날개로 업어 나르신 것처럼 저와 아내와 아이들을 독수리 날개로 업어 날라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까지 오게 하셨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이 사진은 고난의 날들 가운데 어느 화창한 날 정말 죽을 것 같아 견딜 수 없어 어려움을 무릅 쓰고 서울 교회를 찾았을 때 찍은 것입니다. 그 날 행사들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아내와 아이들이 화장실에 들른다고 하여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여러 손님들과 여군 장교들이 원로목사님과 정말 즐겁게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냥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보잘것없는 나이지만 저렇게 환하게 웃으시며 나와도 사진 한 번만 찍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바람이었습니다. 이내 사진촬영이 다 끝나고 사람들도 인사 후 다 돌아가는데, 왠지 원로목사님은 누구를 기다리시는 것처럼 주변을 살피시며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그러시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저를 부르셨습니다. 제 마음을 이미 다 알고 계시다는 듯이, 이리 오라고 손짓하시면서… 전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곧바로 달려가 옆에 섰습니다. 그리고 원로목사님은 사진을 찍으시는 집사님께 빨리 찍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찰칵~!
삶의 고된 연단 가운데 하나님 아버지께서 늘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해 주었고 하나하나 헤쳐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춘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지도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의 추억이 없었다면, 나와 이 가정이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있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때로는 아찔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저와 이 가정이 존재함을 감사할 뿐입니다. 다시 뵈올 그 날에 잘했다 칭찬받는 가정 되기만을 바라며 이만 두서없는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