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성도들이 기억하는 박윤식 원로목사_권지혜
성도들이 기억하는
박윤식 원로목사
견고한 애국 정신과 올바른 역사관을 선물해 주신 원로목사님
| 김우열 |
‘군대 가라고 하면 가야지, 뭘 고민해.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면 가야지.’그렇게 원로목사님을 뵈었고, 저는 이듬해 2011년 6월,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에 입교했습니다.
‘시집은요?’ 방년 28세, 시집도 가고 싶었습니다.
반 울상 짓던 제게 원로목사님은 웃음으로 대신하셨습니다.
입교 후,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치핵으로 대구 국군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훈련으로 고된 하루하루를 접고, 퇴교를 고민할 만큼 나약해지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전도사님을 통해 제 소식을 들으신 원로목사님께서는 오른손을 들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날, 링거 거치대를 끌고 국군병원 부속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날의 설교는 ‘나를 내려놓을 때’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왜 군대에 보내셨을까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3번 명료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네가 간부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는 네가 간부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는 네가 간부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섭리가 펼쳐졌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통해 퇴교의 위기를 넘기고 다시 간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하셨습니다.
병원 신세를 계속 졌던 터라 전우들 사이에서 제 별명은 ‘걸어다니는 병원’이었습니다. 비실비실, 병자의 대명사였습니다. 억울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또 한 번 살아 계신 아버지의 섭리를 체험케 하셨습니다. 개인화기 최종 사격이 있던 그날은 공교롭게도 제 생일이었습니다. ‘걸어다니는 병원’이었던 저는 그날 이후 ‘만발녀’로 새롭게 다시 태어났습니다. 총 20발 중에 20발, 모두 명중시키는 기적을 아버지께서 일으키셨습니다. 땅에 떨어졌던 딸의 체면을 모든 이들 가운데 들어 높이 세워 주셨습니다. 그 자신감으로 간부가 되는 길에 완연히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장교로서 의무 복무 3년의 기간 동안 하나님 보우하심 아래 군 복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로목사님께 배운 사랑으로 병사들을 훈육하며, 군대 가라고 권면하신 원로목사님의 깊은 뜻을 되새겼습니다. 순종의 축복을 받으려는 욕심에 군대를 선택했던 제게 건강과, 장교의 자부심, 아버지께서 주신 달란트를 함께 주셨습니다. 여군 장교로서 고달픈 순간에 아버지의 역사하심을 진하게 경험케 하셔서 ‘나를 내려놓을 때’ 참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전역 후, ‘왜 군대를 나오게 하시는 걸까?’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향한 아버지의 또 다른 계획은 무엇일까? 제 심중의 고민이 원로목사님 귀에도 들렸던 것 같습니다. 병중에 계신 원로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면서 전역 후 새 길을 열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수많은 지원과 낙방 속에 좌절할 때도 병중에 고통 받고 계신 원로목사님을 떠올리며 ‘군인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2014년 12월 17일. 두 가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오전 10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원했던 회사로부터 저를 정식 채용한다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전화를 끊고 바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기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 생활 여건, 나의 꿈… 모든 것에 부합하는 회사로 이끌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3시. 원로목사님의 소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 앞에, 감사함과 민망함에 눈물이 왈칵했습니다.
‘원로목사님께서 나를 위해 마지막 선물을 주시고 가셨구나…’ 이 생각이 스쳐 갔습니다.
감사함과 더불어, 편찮으셨던 그 분께 어린아이같이 어리광 피웠던 저였기에 민망함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12월 17일. 끝까지 나를 위해 함께해 주신 원로목사님의 선물을 저는 평생 간직하며 잊을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지금 제게 주어진 이 길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오묘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뒤 깨닫게 되는 아버지의 섭리는 한 인간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혜입니다. 저를 채용한 회사의 대표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어떻게 ‘한 자리’가 비었는지, 어떻게 그 자리가 ‘내 자리’가 되었는지 들을수록 하나님의 섭리가 오묘함을 느꼈습니다. 나를 위해 그 자리를 예비하시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고, 절묘하게 제 마음을 이끌어 지원하도록 하셨습니다.
저의 나아갈 길은 오직 하나님만 아십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물론입니다.
그래서 ‘지나온 길도 감사, 지금 가는 길도 감사, 앞으로 나아갈 길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버지께서 어떻게 인도해 주실지, 두렵기보다는 설렙니다. 군대도 다녀오게 하셨으니 무얼 두려워하겠습니까. 육신은 떠나셨지만 오히려 더 가깝게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 원로목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