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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프레스] <인터뷰> 브루스 월키 박사의 충고 ‘말씀을 전하는 교회가 되라’

2014.12.19 20:56

<인터뷰> 브루스 월키 박사의 충고 ‘말씀을 전하는 교회가 되라’



책으로만 접했던 세계적 석학이 8월 초 국내에 방문한다는 소식에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들은 찜통 같은 8월 폭염 속에서도 브루스 월키 박사의 특강을 듣기 위해 경기도 여주로 직접 달려갔고,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은 강연내용을 전달받기를 원했다.

지금껏 한 번도 한국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던 83세 고령의 세계적 석학이 갑작스레 한국 방문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가 보고 느낀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다음은 성경 구약학의 대가 브루스 K. 월키(Bruce K. Waltke) 박사와의 일문일답.

 


- 신약과 구약을 두루 전공하신 박사님의 이력이 독특하신데, 특별한 이유는?


원래는 헬라어와 신약을 전공으로 달라스 신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 당시 교수님으로부터 하나님을 정확히 알려면 언어를 정확히 알아야 함을 깨닫게 되어 헬라어 원어를 파게 하셨다.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파싱(parsing)과 문체, 본문 등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훈련받았다. 졸업 후 목회와 학문 사이에서 고민하다 달라스 신학교 총장님께서 졸업생 면담 시에 교육쪽으로 갈 것을 권면해 주셔서 학문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

처음 자리가 난 학교에서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가르쳤는데, 구약학 교수가 필요해서 장학금을 주고 박사과정을 하도록 배려해 줘서 하버드대학교에서 고대근동 문학과 언어를 전공하게 된 것이다.

       


- 학계 원로로서 범람하는 자유주의 신학의 물결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시죠.


자유주의는 이성이 계시 위에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성 위에 내 생애를 건설한다면 논리적 결론은 무신론 밖에 없다. 한계가 있는 인간의 생각으로 무한의 하나님의 세계에 도달할 수 없다. 전체를 다 알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알 수 있는 게 없다. 예를 들어 숲에 불이 나는 게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댐을 건설하는 것은 유익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했는데 꼭 좋은 것만은 아니고 자연을 파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러한 예는 계시가 없다면 뭐가 좋고 나쁜지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면에서 계시는 지식적으로도 좋다는 것을 변증해준다. 궁극적으로는 성령이 진리가 무엇인지 알려 줘야 우리가 알 수 있다. 내 믿음이 이성에 건설돼 있다면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모든 선한 것의 첫 시작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성보다 계시 위에 생애를 건설해야 한다”

 


계시와 이성이 서로 안 맞을 때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 이유는 이성은 완벽치 않기 때문에 완벽한 계시와는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있을 때는 나는 항상 계시를 의지하지 인간의 학문을 의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편 16편에서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10절)라는 말씀에서, 히브리어 실력이 비디비(BDB) 수준일 때는 ‘샤하트’를 ‘웅덩이, 구덩이’라는 한 가지 의미로만 이해했다. 그래서 “당신의 거룩한 자를 구덩이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라고만 해석했다. 그런데 만약 이 구절을 이 의미로만 한정해서 해석한다면 부활을 예표하는 구절로 절대 볼 수 없다. 그런데 사도 베드로는 ‘샤하트’를 ‘썩는다’는 뜻으로 이해하였다(벧전 1:4, 23). 그래서 나의 최종적인 결론은 히브리어 ‘샤하트’라는 단어의 뜻은 반드시 ‘썩는다’라는 뜻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음부에 내려가서도 썩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예언적인 말씀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1953년도 신학교 2학년 때 ‘샤하트’라는 단어를 접하고 그 의미를 ‘썩는다’라는 뜻으로 깨달은 게 1994년이니까 40년 동안이나 계시와 학문의 긴장이 이어져온 것이다. 40년 동안 믿음으로 살아왔어야지 이성으로 살아오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 연구를 하다보니까 결론은 나의 신앙이 당시 학문보다 더 정확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한국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 같은데 처음 오시게 된 이유는?


태평양 때문이다(웃음). 제가 태평양을 딱 세 번 건너봤는데 너무 싫다. 처음 횡단은 호주 방문 때였는데 시차로 인해 매우 힘들었고, 다음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을 가봤는데 역시 마찬가지였다.

 


- 그렇다면 고령(올해 83세)이시라 과거보다 훨씬 힘드셨을텐데 한국까지 방문하시게 된 계기는?


닥터 게이지(Dr. Warren A. Gage) 때문이다(게이지는 현재 낙스대 구약 학장이고, 월키 박사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번에 꼭 한국에 와서 박 아브라함 목사(박윤식 원로목사, 평강제일교회 설립자)의 목회 현장과 교인들의 열심을 반드시 봐야하고, 강의도 해야 한다고 해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피곤하지도 않고 너무 좋다.     


 

- 박 아브라함 목사님이나 그분의 저서인 구속사 시리즈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그것도 역시 게이지 교수를 통해서다. 여기 올 때까지는 그분의 목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10월에 낙스신학교에서 게이지 학장과 위틀락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명예 신학박사 학위 수여가 있었음을 알았고, 그때 게이지 교수를 통해 구속사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다.

제가 읽는 책들은 대부분 박사논문들인데, 교인들이나 목회자들을 위한 책은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물론 한 두 가지 동의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놀라운 것은 성경에 대한 방대하고 해박한 지식이 너무나 돋보였고, 신학도 매우 건전한 복음주의 신학의 전통을 잘 계승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 하지만 한국 교계에서는 박윤식 목사에 대한 이단시비 논란이 많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알고 계신지?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요셉이 형제들이 애굽에 식량을 구하러 왔을 때 베냐민의 자루에 은잔을 집어넣은 사건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베냐민이 도둑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유다를 비롯한 그의 형제들은 끝까지 동생 편에 서서 변호했다. 그런 것처럼 공동체가 서로의 의리를 지키며 사랑하면서 지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곳에 와서 본 결론은 이곳(평강제일교회)은 훌륭한 목회 장소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이기 때문에 나는 그런 형제로서의 충성을 지키겠다.

하나님의 백성의 하나됨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 만약, 그 형제가 잘못됐다 해도(그렇다는 것 아니지만) 우리는 그 사람을 회복시키고 사랑하고 용서해 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이다. 교회사의 가장 큰 비극은 계속 나눠지는 것이 아닌가? 제자됨의 가장 큰 표징은 방언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는 것임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제자됨의 가장 큰 표징은 방언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는 것임을 되새기는 가운데 공동체 전체가 서로의 의리를 지키며 사랑으로 하나되는 것이 필요하다”

 


- 지난주 수요일에 한국에 도착하신 후 바로 다음날 여주까지 가서 두 번의 강의를 하시고, 또 주일과 월요일, 연속 강의를 하시는데 일정이 힘드시지는 않습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번 한국 일정은 전혀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힘이 솟는다. 특히 여주 평강제일연수원에서 강의할 때 제가 받은 충격들은 성전에 앉아 두 세 시간을 부처처럼 꼼짝 않고 열성적으로 강의를 듣는 교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강의를 하면서 시종일관 성령이 역사하시고 영적 반응이 있음을 느꼈다. 그 모습 하나가 사실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특히 평강제일 교회 교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 교회는 진짜 말씀의 훈련을 너무 잘 받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저의 시편 설교를 다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차원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증거이고, 이는 성도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배우고, 또 박 목사님께서 매우 철저하게 훈련을 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미국도 전통적인 신앙의 모습을 간직한 교회와 교인들이 많이 있지 않나요?


미국의 복음주의적 교회들이 평강제일교회 같았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훨씬 수준이 낮다. 이 교회처럼 말씀을 강조하는 교회는 드물다. 그 원인은 아마도 물질주의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질적으로 부유해지게 되면 사람들은 하나님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도 위기가 올 수 있다.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이 “1930년대는 가난했지만 영적으로 부했으나 1970년대는 물질적으로 부했지만 영적으로 가난하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처럼 물질과 영은 서로 상충되기 쉽다.

나 자신도 이제 하나님 앞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나의 계획은 금요일에는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금식하고, 주일에는 잔치를 베푸는 라이프 사이클을 계획하고 있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항상 잔치만 있고 금식이 없는 점이다. 한국 상황도 미국의 길을 좇아가기 쉬운데, 신앙 공동체 전체의 노력과 격려와 인정이 매우 중요하다. 신앙은 절대 혼자 설 수 없다. 한국교회 전체가 함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물질주의의 위협을 극복할 지혜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과정에 꼭 평강제일교회를 귀감으로 삼았으면 한다.

      



브루스 월키 3.jpg

 

“말씀중심의 목회에 전념한 박 아브라함 목사를 한국 교회가 본받기를 바란다”

 


- 박사님 제자 중 기억에 남는 한국인이 있는지, 그리고 한국 교회나 목회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죠.


웨스트 민스터 신학교에서 가르칠 때 시편을 열심히 들었던 김정우(총신대 신대원 교수) 교수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한국의 교회나 목회자들에게 하고픈 말은 박 아브라함(박윤식 원로목사) 목사의 말을 잘 들으라는 것이다. 특히 젊은 목회자들에게 최고의 어드바이스를 주실 것 같다. 2천년 최고의 기독교 전통은 성경연구와 기도생활인데, 박 아브라함 목사님의 목회야말로 이 기독교 전통에 가장 충실한 길을 걸어오신 것 같다. 무엇보다 말씀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내 개인적으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성령의 도움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회자들은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조심해야 한다. 사두개인들은 이성주의자, 논리주의자이다. 그 사람들은 계시 위에 이성을 두며, 더 중요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임재하심은 말씀 안에 계시기 때문에 영적 사역을 하려면 반드시 성령의 임재가 있어야 한다. 말씀 안에서, 그 말씀이 펼쳐진 게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러므로 목회 리더십의 표본은 그리스도처럼 내가 섬기는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다.

확신은 없지만, 동양에서 특히 유교 영향을 받고 있는 곳에서 선생님을 높이는 경향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것 자체로는 장점이 많이 있겠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그 선생이 교만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필요하다. 사역하면서 내가 스스로 죽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면이 많이 있기 때문에 목회에는 권위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죽는 그런 표본을 가지고 섬기기 위해 살아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섭리이다. 사람이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사실만 똑바로 인식하고 있어도 신앙의 길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브루스 K. 월키 박사는,


1930년생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개혁주의적 복음주의 성향의 구약과 히브리어 석학이다. 달라스신학교, 리젠트대학,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리폼드신학교, 녹스신학교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복음주의신학협회 회장과 ‘새미국표준성경(NASB)’, ‘새국제성경(NIV)’, ‘투데이스 뉴 인터내셔널 버전(TNIV)’ 등의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저서로는 「구약신학(An Old Testament Theology)」, 「하나님의 뜻을 찾아서」, 주석서로 「창세기」와 「잠언」을 집필했고, 「성서 히브리어 구문론(Biblical Hebrew Syntax)」 등 다수가 있다.

 

 

출처 : 유니온프레스(2013. 8.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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