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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가 수천억 대의 자산가가 되고 싶어 하거나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혁명적인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돈에 눈이 먼 탐욕스런 인간은 아니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자 하는 위대한 혁명가는 더더욱 아니다. 이래저래 사는 게 참 녹록지 않다.’

위의 글은 제가 SNS에 올린 글의 일부입니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2013년 4월쯤 되는군요. 누구나 그럴 테지만 권위 있는 문학상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때그때 욱한 감정을 한 번에 주욱 작성해서 올리고는 잊어버리는 그런 글입니다. 

 시간이 좀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너무나도 평범하고 소박한 소망이나 남들 다 하는 모든 일들이 너무나도 아득하게 느껴지고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지네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무한 경쟁에 지친 이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한쪽의 사람들은 재빠르게 힐링이란 단어를 강조하며 어설픈 위로를 늘어놓았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말하는 성공이란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만큼이나 저에게는 불편한 단어입니다. 

 
어떤 이는 청춘이라 아픈 건 당연하다며 통장 잔고를 채웠고(저는 마흔이 다 됐는데 아직도 아픕니다) 어떤 이는 멈추면 보인다고 쉬엄쉬엄 여유를 부리라 합니다. 수학공식 같은 처세술이나 7가지의 성공습관이 그대로 인간에게 딱 들어맞는다면, 어쭙잖은 위로로 가득 채운 책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것이 바뀌고 내가 하루아침에 변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요.
‘책 한 권으로 사람이 바뀔 만큼 우리 인간은 그렇게 시시한 존재가 아니다’라는 어느 분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깨지기 쉽다’, ‘약하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전적으로 무력한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참으로 그것은 숙명적인 연약성입니다. 이것은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와 병들어 고통 가운데서 신음하는 죄악된 인류의 한계상황을 나타냅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인간의 속성에 대한 위대한 통찰과 너무나도 큰 위로가 담긴 위의 글은, 구속사 시리즈 창세기의 족보에 실린 에노스에 관한 설명입니다.

제가 타고나길 흠잡을 때가 없고 탁월한데 지금 잠시 잘 되지 않아 속상하거나 맘이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원래 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전적으로 약하고 깨지기 쉽고, 전적으로 무능한 존재라 아프고 슬프고 여기저기 다치는 것이 당연한 에노스입니다.

숙명적인 연약성, 요즈음 제게 큰 위로가 되는 아버지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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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합니다. 중학생 때 TV를 통해 ‘죄와 벌’이라는 흑백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저는 그를 ‘도선생’이라고 부릅니다. 100년도 훨씬 전인 사람, 눈빛 한 번 교환해보지 못한 사람을 지금도 좋아하는 것은 그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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